혁신성-실용성 겸비한 논문 쉽게 풀어서 편집
사이언스 10월 11일자 표지.
“이번 연구 결과는 유명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실렸다.”
과학 관련 보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네이처’와 함께 세계의 과학 이슈를 이끌고 있는 ‘사이언스’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주간 과학 잡지다. 매년 게재를 요청하는 논문만 1만 편 이상이고 온라인을 포함한 전 세계 구독자는 100만여 명이다. 과학 잡지 사이언스의 현주소다.
이런 사이언스가 세계 최고 학술지가 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중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꼽는다.
과학 대중화가 목표인 AAAS의 공식 과학 ‘잡지’인 만큼 과학에 문외한인 일반 대중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논문을 작성해야 사이언스 게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 학술지에 게재할 때는 전문 용어를 그대로 써도 되지만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하려면 다른 전공자가 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용어를 풀어 써야 한다.
대중성 다음으로 실용성이 사이언스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사이언스에 게재되는 연구 결과는 혁신적일 뿐 아니라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 최근 사이언스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이지웅 연구원은 “사이언스 논문 게재 후 연구소와 기업 등에서 기술 이전 문의가 쏟아졌다”며 “연구 결과를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의 논문은 나일론 같은 평범한 섬유를 촉매 등 기능성이 있는 물질로 바꾸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우리 생활 속 의류와 관련돼 실용성이 돋보였다. 고효율 2차전지, 나노다공성 산화물 저가합성법, 3차원(3D) 뇌지도 같은 논문도 최근 사이언스를 장식했다.
이 연구원은 “권위자의 의견을 토대로 진행되는 이런 검증 방법이 주관적이라는 점에서 최근 전 세계 누구든 논문을 평가할 수 있는 ‘오픈 액세스’ 같은 게재 방식도 생겼다”면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과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논문 게재 학술지는 사이언스와 네이처, 셀 같은 유명 학술지”라고 말했다.
미국 과학사를 전공한 박범순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사이언스는 사기업인 네이처보다 보편적인 과학 이슈를 두루 다루는 특징이 있다”며 “과학 대중화를 통해 잠재적 과학자를 발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새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sae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