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빠지자 개인회사 내세워 새 지배구조 구축
○ 그룹 지원으로 개인 회사 몸집 불려
현 회장은 2010년 9월 자본금 10억 원인 부실채권 추심회사 ‘티와이머니대부’를 설립했다. 현 회장은 8억 원을 출자해 지분 80%를 확보했다. 티와이머니는 설립 직후 계열사 동양파이낸셜대부로부터 315억 원 규모의 자산과 영업권, 21억 원어치 일감(부실채권)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현 회장의 소규모 개인 회사에 불과했던 티와이머니는 올 2월 그룹의 정점으로 급부상했다. 올 2월 동양네트웍스가 단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3.07%를 확보하면서 동양네트웍스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티와이머니는 설립 후 2년간 거둔 영업이익(129억 원)의 88%(114억 원)를 이 회사에 투자했다. ‘현 회장→동양레저→㈜동양→동양네트웍스’로 이뤄졌던 그룹 지배구조는 증자를 통해 ‘현 회장→티와이머니→동양네트웍스’로 바뀌었다.
○ 그룹 내 새로운 지배회사로 급부상
공교롭게도 유상증자를 전후해 동양네트웍스는 그룹 ‘소 지주회사’로 거듭났다. 동양네트웍스는 그룹 전산업체 동양시스템즈와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업체 미러스가 합쳐져 2012년 7월 탄생했다. 이 합병으로 바둑게임 회사인 동양온라인과 광고회사 동양인터랙티브, 화장품 회사 동양생명과학 등이 모두 동양네트웍스 산하 자회사로 편입됐다.
동양네트웍스는 그해 12월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현 회장 장모)의 사재 출연으로 마련한 1645억 원으로 경기 안성 웨스트파인 골프장과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 등을 잇달아 매입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금을 창출하는 그룹 내 알짜 회사와 주요 자산이 이 시기에 상당수 동양네트웍스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가 지난해 말에 이미 자본잠식에 빠졌던 동양레저(현 회장 지분 30%)를 대신해 티와이머니를 새로운 지배회사로 내세우고 그 밑에 동양네트웍스와 기타 자회사를 포진시켜 새로운 지배구조를 형성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