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해법 도출 기여, 1997년 창설… 86개국 5167회 사찰 OPCW, 북한 등 비회원국 가입 촉구
미국 CNN방송은 11일 노벨위원회가 OPCW에 평화상을 수여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수상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노벨위원회도 성명에서 “최근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이 화학무기 폐기의 필요성을 높였다”며 “OPCW에 평화상을 줌으로써 화학무기 종식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달 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유엔과 OPCW는 내년 6월까지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유엔과 OPCW가 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파견해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보리는 10일 개최한 회의에서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의 협조 약속에도 불구하고 내전이 진행되는 과정에 이뤄져야 할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접한 OPCW 측도 “상을 받았다는 즐거움에 들뜨기보다는 시리아에서 현재 진행 중인 화학무기 폐기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OPCW는 1993년 체결된 CWC 이행을 위해 1997년 창설됐다. 창설 이후 지금까지 86개 가입국에서 5167회의 사찰을 시행했다. 이 가운데 2700여 건은 화학무기 관련 시설에 대한 사찰이었다. CWC 체결 이후 지구상 화학무기의 약 81.1%에 해당하는 5만7740t이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알바니아, 인도, 한국으로 보이는 제3국이 신고된 화학무기 폐기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화학무기를 일정 기간 안에 완전히 폐기하고 평화적 연구목적을 제외한 화학무기의 사용, 개발, 생산, 보유 및 이전을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 CWC는 미국 러시아 등 189개국이 가입했다. 북한 이집트 앙골라 남수단이 미가입국이다. 이스라엘과 미얀마는 가입 신청을 했지만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가입국 중 일부 국가는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 노벨위원회도 이를 의식한 듯 “협약 가입국 중 화학무기 폐기 시한인 2012년 4월을 지키지 않은 국가들도 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라고 수상 발표문에서 지적했다.
김정안·최지연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