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장님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겠어요?"
13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대회 현장에선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에 대한 원성이 쏟아졌다. 목포국제투척대회와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 등 각종 지방 대회에는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들은 "뭔 일인지 모른다"는 말만했다.
마라톤 및 육상 대회에 회장이 다 참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육상인들은 "연맹을 책임졌으면 현장을 돌아다니며 현실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육상 원로는 "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연맹에도 1주일에 단 한번 나온다. 이렇게 현장을 무시하고 어떻게 육상발전을 얘기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에서 잘 나가던 분이라 공사다망할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한국 마라톤은 이번대회에서 14명이 출전한 남자부에서는 5명만이, 9명이 출전한 여자부에서는 3명만이 완주했다. 오 회장은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 한국마라톤의 현실을 알고나 있을까.
경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