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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의 김연아 될래요”

입력 | 2013-10-14 03:00:00

[2013 경주국제마라톤]국내 여자부 2년연속 우승 최보라




영광의 레이스 ‘얼짱 마라토너’ 최보라(22·경주시청)가 13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 국내 여자부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고 있다. 최보라는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경주=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누구지? 예쁘다.”

13일 경주국제마라톤 출발지인 경주시민운동장 앞에 ‘마라톤 유망주’ 최보라(22·경주시청)가 나타나자 참가자들이 웅성거렸다. 빨간색으로 머리를 염색해 멀리서도 눈에 띄는 최보라는 2시간42분40초의 기록으로 대회 국내 여자부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기록은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34분13초의 개인 최고기록에는 한참 모자랐다. 최보라는 “출발 때보다 훨씬 올라간 기온 탓에 달리기가 힘들었다. 또 훈련 때보다 점점 페이스가 빨라져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최보라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탈진 증상을 호소하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5000m 중장거리 선수였던 최보라는 2010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소속팀이 해체되면서 선수 생활을 그만둘 위기도 맞았지만 올해 경주시청으로 둥지를 옮기며 소속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사람들이 ‘얼짱 마라토너’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최보라는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리듬체조의 손연재처럼 마라톤도 그런 선수가 나와야 한다. 더욱 열심히 해서 마라톤을 인기 종목으로 만들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외모와 달리 최보라는 독종이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7번 마라톤에 출전해 단 한 번도 중도 포기한 적이 없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34km를 달린 이후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중도 포기를 생각했지만 걷고 뛰기를 반복한 끝에 3시간10분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보라는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출발선을 떠난 이후부터는 무조건 완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달린다”고 말했다.

경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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