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투자은행들이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를 전망하고 나섰다. 그동안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전망했던 것과 정반대로 예상하는 것이다.
13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0일 엔-달러의 향후 3개월 전망치를 달러당 105엔에서 98엔으로 내렸다. 크레디트스위스도 이에 앞선 2일 이 전망치를 105엔에서 95엔으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12월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5월까지 엔화 약세가 지속되자 세계 대형 투자은행(IB)은 대부분 연말까지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여유 있게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가 7일 기준으로 집계한 14개 IB의 3개월 전망치 평균은 102.29엔으로 2주 전인 23일 집계한 평균치 103.37엔보다 낮았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76개 금융사의 올해 4분기 전망치 중간값도 11일 기준 101엔으로 한 달 전 103엔보다 낮아졌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낮춘 이유는 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책이 예상보다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연방정부 잠정 폐쇄(셧다운)와 부채한도 증액 협상 등 재정 이슈가 얽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출구 전략을 예상보다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엔화 약세 전망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