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전문성 중시” 관료출신 5명 내부승진 3명

입력 | 2013-10-14 03:00:00

■ 새정부 임명 공기업 기관장 면면
외부인사 2명… 정치인 낙하산 기피
친박 “고생했는데 관료들이 다 해먹어”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예상됐지만 30개 공기업 가운데 새로 임명된 공기업 기관장은 10명에 불과하다. 기관장 교체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소수의 자리마저 대부분 관료 출신이 차지했다.

새로 임명된 공기업 사장 10명 중 관료 출신은 5명, 내부승진은 3명이고 외부인사는 2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굵직굵직한 곳에는 국토해양부나 지식경제부 출신 관료들이 낙점됐다. 최근 논란 속에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역시 관료 출신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 등은 내부승진 케이스다.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의 경우에도 관료 출신 기관장이 다수를 차지했다. 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따르면 새로 임명된 준정부기관 기관장 15명 가운데 관료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44명이 새로 임명된 기타공공기관에서도 관료 출신이 15명으로 가장 많다. 국민연금공단과 에너지관리공단, 한국농어촌공사 등에는 주무부처 출신 관료가 기관장으로 임명됐다. 외교부 산하의 재외동포재단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도 외교부 출신 관료가 배치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선 공신 등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 사이에선 자리를 둘러싼 숨은 전쟁이 폭발 직전까지 이른 분위기다. 친박 진영에서 “고생해서 정권 잡았더니 관료들이 다 해 먹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공공기관 인사의 문제점을 공식 제기할 경우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데다 그렇다고 정치인 낙하산이 대안이 될 수도 없어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공공기관 인사추천위원들은 “기관장 공모에 관료 출신들이 주로 신청하는 데다 전문성을 높게 보니 관료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