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소형 세단인 미니 ‘존 쿠퍼 웍스’가 날렵하게 달리고 있다. ‘존 쿠퍼 웍스’는 기존 미니에 다양한 튜닝 프로그램을 추가한 고성능 스페셜 버전이다. 1.6 가솔린 엔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파워와 함께 미니 특유의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사진제공|미니
미니 ‘존 쿠퍼 웍스’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의 열일곱 번째 주인공은 프리미엄 소형 세단의 대표주자 미니(MINI) ‘존 쿠퍼 웍스(JCW)’다. 존 쿠퍼 웍스는 기존 미니에 다양한 튜닝 프로그램을 추가해 탄생한 고성능 스페셜 버전이다. 영국적인 감각의 실내외 인테리어도 인상적이지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발군의 성능이다. 1.6 가솔린 엔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가속력과 미니 특유의 운전 재미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3명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미니 ‘존 쿠퍼 웍스’를 꼼꼼히 살펴봤다.
▶ 3D 입체평가
마치 레이싱카 같은 가속 반응속도에 깜짝
브레이크 페달 조작 따라 제동거리에 편차
● 장순호 프로레이서
정차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자 211마력의 차량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아주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주행 중 가속페달을 밟으면 반응속도가 빨라 마치 레이싱카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한 1185kg이라는 가벼운 공차중량 때문에 출력에 비해 가속 효율성도 좋게 느껴진다.
트랜스미션의 기어변속 조작도 업-다운이 빠르게 변속이 되어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단, 트랜스미션의 기어비 밸런스 중 2단 기어가 좀 짧아 2단과 3단 사이의 기어비 편차가 많아져 빠른 스피드로 코너링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코너링 전에 기어단수를 선택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특성상 앞쪽으로 향하는 무게이동에 비해 쇽업쇼바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적을 때 일어나기 때문에 너무 빠른 스피드로 페달을 밟는 것은 제동거리가 잘못하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차량 특성을 이해한다면 페달 조작을 약간만 부드럽게 밟는다는 생각으로 페달을 꾹 눌러주면 제동효과가 높아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존 쿠퍼 웍스’의 제동력은 조정성까지 겸비한 레이싱카와 흡사할 정도의 내구성과 성능을 발휘한다.
50자평 “가벼운 공차 중량과 파워풀한 성능 덕분에 레이싱카를 모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제동력도 발군이다.”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현 EXR팀106 소속 드라이버
■ 스포츠주행
뛰어난 강성과 밸런스가 빠른 코너링 도와
운전의 재미 충족…트랙 입문용으로 제격
미니 ‘존 쿠퍼 웍스’는 초대 미니 쿠퍼의 레이싱 혈통을 그대로 계승하는 모델이다. 트랙의 분위기를 한껏 풍기는 외관에서부터 그 느낌이 전해진다.
보닛에 있는 공기흡입구는 ‘존 쿠퍼 웍스’ 모델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서킷에서는 빠르게 달리는 만큼 잘 서는 것이 중요하다. 가혹한 환경에서 브레이크 냉각을 위해 앞 범퍼에 별도로 공기 흡입구까지 마련했다. 뒤 범퍼 하단 중앙에 위치한 트윈 배기구와 경합금 휠도 범상치 않다.
스포츠(SPORT) 버튼을 누르자 엔진의 소리부터 달라졌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움찔대는 것이 마치 빨리 목줄을 풀어달라는 사냥개 같다.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26.5kg·m으로 1593cc라고는 믿을 수 없는 힘을 뿜어낸다.
거기에 오버부스트가 작동하면 토크가 28.5kg·m까지 증가한다. 엔진 반응이 빠르고 꾸준한 힘으로 가속되지만, 엔진 사이즈에서 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여유와 부드러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6단 자동변속기는 스포츠 모드에 놓고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으로 수동 변속이 가능하다. 또한 차체 강성과 밸런스가 뛰어나 타이어가 접지력을 잘 유지해 마치 노면에 붙어있는 듯하다. 덕분에 어떤 형태의 코너에서도 바깥으로 밀린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또한 하중이 한쪽으로 급격히 치우쳐 있는 상황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감속이 가능했다.
모든 면에서 워낙 안정적이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면 아슬아슬하고 스릴 넘치는 주행의 묘미는 없다. 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이 트랙 입문용이나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운전의 재미를 맛보기 위해서라면 최상의 선택일 듯하다.
50자평 “트랙 입문용이나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운전의 재미를 맛보기 위해서라면 존 쿠퍼 웍스는 최상의 선택이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4500만원의 소형차? 전혀 아깝지 않은 성능
레이싱카 특성 가져 잘 다루는데는 시간 필요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미니는 그 자체로 하나의 스타일 아이콘인 차다. 단순히 자동차를 탄다는 것을 넘어서 미니만의 문화를 공유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존 쿠퍼 웍스(JCW)’는 조금 더 특별하다. 월드랠리챔피언십 출전을 통해 다져진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를 자연스럽게 레이싱 문화로 이끈다.
단순히 빠르면서도 편안한 차만을 원한다면 JCW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만, 거친 야생마를 길들이는 듯한 독특한 운전의 재미와 1.6 엔진의 경제성, 폭발적인 가속력을 원한다면 JCW가 정답이다. 서킷 테스트 결과에서도 드러나듯이 JCW는 일반 도로는 물론 트랙에서도 발군의 성능을 발휘하며 당당히 랩타임(1분36초53)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JCW가 제친 고성능 차량 리스트를 살펴보면 신형 터보차저, 피스톤, 배기시스템 등으로 업그레이드된 엔진을 장착한 JCW의 파워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고성능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운전자라면 주목해 볼만한 결과다. 4500만원이라는 차량 가격은 소형차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으로는 다소 비싸보일지 몰라도, 제로백(0-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6.7초에 불과하며, 빠른 코너링과 강력한 브레이킹 능력을 발휘하는 레이싱카를 얻는데 드는 비용으로는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스타일 또한 기존 미니를 압도한다. MINI JCW 특유의 차체 색상과 전후방 외관과 보닛 안에 부착된 존 쿠퍼 웍스 배지는 JCW를 더욱 스포티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예쁘고 특별하지만 운전이 결코 만만치는 않다. 뛰어난 출력과 코너링 성능을 지녔지만 레이싱카의 특성을 드러내고 있어 잘 다루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서스펜션이 워낙 하드해 고속 주행 중 바운딩이 제법 있는 편이라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50자평 “존 쿠퍼 웍스는 레이싱카의 혈통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거칠고 파워풀하지만 반드시 길들여보고 싶은 자동차다.”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C라이센스 드라이버
사진제공|미니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 10월9일 / 날씨 : 맑음 / 온도 : 영상 28도 / 서킷 테스트 시간 : 오전 10시
■ 미니 ‘존 쿠퍼 웍스’ 주요 제원
배기량 :1598cc
연료 : 가솔린
변속기 : 6단 자동
연비 : 11.6km/ℓ(복합연비 기준)
최고출력 : 211마력
최대 토크 : 26.5kg·m
0-100km : 6.7초
구동방식 : 전륜구동
엔진 : I4 1.6
승차정원 : 4명
가격 : 4500만원(VAT포함)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