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영심판 6월 두산전 오심도 한몫
당시 넥센은 베테랑 김민우의 음주 운전 파동 등으로 브레이크가 고장 난 상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오심이 나오면서 넥센은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 경기 전까지 승률 0.604(32승 1무 21패)를 기록했던 넥센은 6월 월간 승률이 0.381(8승 1무 13패)밖에 안 됐고, 7월도 0.471(8승 9패)로 마쳤다. 3연패가 한 번도 없는 게 자랑이라던 말은 수면 밑으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시즌이 계속될수록 넥센 염경엽 감독의 ‘예방주사 야구’가 저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염 감독은 장기 레이스에 대비해 팀 성적이 좋을 때도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8월부터 시즌 종료까지 넥센은 승률 0.600(27승 1무 18패)을 기록하며 롯데와 SK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창단 6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 야구 초대장을 따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오랜 격언처럼 이기면 조금 배우고, 지면 많이 배우는 게 야구다. 염 감독은 시즌 내내 “우리는 강팀으로 가는 과정에 있는 팀”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머잖은 미래에 넥센 팬들은 2013년을 준플레이오프에서 무너진 시즌이 아니라 강팀으로 가는 디딤돌을 놓은 해로 기억할 것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