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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첫 단추’ 개성공단 투자설명회 무산

입력 | 2013-10-15 03:00:00

정부 “北, 3通협상 재개 호응없어… 현시점선 행사 개최 무의미” 통보
해외투자 유치계획 차질 불가피




정부가 이달 31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남북한 공동 투자설명회를 열지 않겠다고 북측에 통보했다. 개성공단 내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던 투자설명회가 무산됨에 따라 개성공단의 국제화 논의도 당분간 진행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14일 “최근 남북 간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협의가 지연되는 상황과 이에 따른 외국 기업의 반응 등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는 당초 남북 간에 합의한 설명회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투자설명회의 무기 연기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3통 문제 협의 등 추후 여건을 봐 가면서 북측과 설명회 일정을 다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8월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전자출입체계(RFID) 구축과 인터넷, 휴대전화 연결 등을 논의하기 위한 ‘3통 분과위원회’ 운영에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9월 25일)를 불과 나흘 앞두고 이를 무산시킨 이후 3통 분과위원회도 아무런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연기를 통보했다. 정부는 지난주 3통 분과위원회 재개를 다시 촉구했으나 북측은 묵묵부답 상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태도에 대해 “개성공단 재가동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이후 약속했던 시스템 개선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이른바 ‘먹튀(먹고 튀었다)’라는 지적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이 재가동된 이후 박근혜 대통령 실명 비난을 비롯한 거친 대남 비방을 연일 쏟아 내고 있다는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개성공단 공동 투자설명회의 무산은 개성공단 국제화 추진의 차질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개성공단의 국제화는 정부가 북한의 일방적인 가동 중단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진해 온 핵심 사안이다. 박 대통령도 국제화를 거듭 강조하면서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에게 직접 투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공동 투자설명회는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개성공단의 투자 이점을 설명하고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개성공단 국제화의 첫 단추’로 기대를 모았던 행사다.

한편 정부의 이런 결정에 대해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된 정부의 대응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정부 안팎에서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3통 관련 시스템 개선의 지연 문제가 본격 제기된 지난주 초까지 “진도가 안 나간다고 보는 것은 정확지 않다. 기술적인 사안들이 많고 대부분 우리가 준비해 줘야 할 우리 몫”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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