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햇반은 후발업체들과의 차별화되는 맛을 위해 ‘3일 도정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0년에는 당일 도정(도정한 지 하루 안에 밥을 짓는 생산 프로세스)까지 실시하며 급속한 매출성장세를 이어왔다. CJ제일제당은 후발 주자들이 가격경쟁에 주력하면서 출혈이 격화되던 시기에 오히려 품질 개선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 브랜드와의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는 지금도 햇반만 전담하는 연구원 11명을 두고 쌀과 연관된 모든 제품을 연구하고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갓 지은 밥맛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매일 시식하는 햇반만 20개가 넘고, 연중 시식에 사용되는 햇반은 1만여 개에 이른다.
최근에는 건강·웰빙 트렌드의 지속으로 즉석밥 시장에서도 발아현미밥, 흑미밥, 오곡밥 등 잡곡밥류 제품이 ‘핫(Hot)’ 아이템’으로 급부상하면서 햇반도 진화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잡곡밥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였지만, 즉석밥 시장 자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데다 흰쌀밥보다 많게는 500∼600원 더 비싸다는 이유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경부터 즉석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 중 싱글족, 맞벌이 부부들이 즉석밥을 먹으면서도 건강을 더 챙길 수 있는 잡곡밥류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특히 성인병 증가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로 잡곡밥의 건강 기능적인 측면이 부각되며, 즉석밥으로도 편리하고 맛있게 잡곡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올해는 잡곡밥류 제품의 매출이 3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석밥의 대명사답게 햇반은 잡곡밥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초 50%대였던 시장점유율은 같은 해 5월부터 70%대로 늘어 경쟁사와의 격차를 한층 더 벌렸다. CJ제일제당은 잡곡밥류가 아직 ‘햇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올해도 이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200억 원대 매출 및 70% 이상의 점유율로 시장을 선점해 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내놓아 국내 최초로 ‘건강기능식품 즉석밥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식후 혈당상승 억제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성 원료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을 첨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같은 양의 쌀밥 제품에 비해 식후 당의 흡수를 완만하게 하여 혈당의 증가를 염려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6년의 연구와 개발과정 끝에 얻은 결과물인 이 제품은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쌀 가공 사업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