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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ing 3.0]잡곡밥 시장 1위…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밥맛 찾았다

입력 | 2013-10-16 03:00:00


1996년 CJ제일제당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즉석밥 제품 ‘햇반’은 후발업체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16년째 굳건히 즉석밥 분야 1위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매년 20%대의 매출 신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1000억 원대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생산 첫해 470만개 수준이던 연간 판매량이 지금은 20배 수준으로 늘었다.

한국의 즉석밥 시장을 개척한 햇반은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16년간 경쟁 브랜드 제품들을 압도해왔으며 최근까지도 60% 후반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햇반의 차별화된 맛과 꾸준한 품질 향상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봤다.

2006년 햇반은 후발업체들과의 차별화되는 맛을 위해 ‘3일 도정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0년에는 당일 도정(도정한 지 하루 안에 밥을 짓는 생산 프로세스)까지 실시하며 급속한 매출성장세를 이어왔다. CJ제일제당은 후발 주자들이 가격경쟁에 주력하면서 출혈이 격화되던 시기에 오히려 품질 개선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 브랜드와의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95% 이상이 즉석밥 제품으로 햇반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10명 중 7명은 이전 1년 동안 햇반을 구입한 적이 있었고, 햇반을 사 본 소비자 중 재구매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10명 중 9명이나 됐다. 차별화된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내놓아 16년 만에 이룬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는 지금도 햇반만 전담하는 연구원 11명을 두고 쌀과 연관된 모든 제품을 연구하고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갓 지은 밥맛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매일 시식하는 햇반만 20개가 넘고, 연중 시식에 사용되는 햇반은 1만여 개에 이른다.

최근에는 건강·웰빙 트렌드의 지속으로 즉석밥 시장에서도 발아현미밥, 흑미밥, 오곡밥 등 잡곡밥류 제품이 ‘핫(Hot)’ 아이템’으로 급부상하면서 햇반도 진화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잡곡밥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였지만, 즉석밥 시장 자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데다 흰쌀밥보다 많게는 500∼600원 더 비싸다는 이유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경부터 즉석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 중 싱글족, 맞벌이 부부들이 즉석밥을 먹으면서도 건강을 더 챙길 수 있는 잡곡밥류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특히 성인병 증가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로 잡곡밥의 건강 기능적인 측면이 부각되며, 즉석밥으로도 편리하고 맛있게 잡곡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올해는 잡곡밥류 제품의 매출이 3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석밥의 대명사답게 햇반은 잡곡밥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초 50%대였던 시장점유율은 같은 해 5월부터 70%대로 늘어 경쟁사와의 격차를 한층 더 벌렸다. CJ제일제당은 잡곡밥류가 아직 ‘햇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올해도 이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200억 원대 매출 및 70% 이상의 점유율로 시장을 선점해 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올 한 해 각각의 제품에 대한 건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가족 구성원 모두 체질과 입맛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잡곡밥류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가족을 위한 건강식’이라는 테마로 건강하고 간편한 잡곡밥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판촉·이벤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내놓아 국내 최초로 ‘건강기능식품 즉석밥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식후 혈당상승 억제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성 원료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을 첨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같은 양의 쌀밥 제품에 비해 식후 당의 흡수를 완만하게 하여 혈당의 증가를 염려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6년의 연구와 개발과정 끝에 얻은 결과물인 이 제품은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쌀 가공 사업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