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정책펀드 잇달아 결성
15일 정부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정부가 이미 결성했거나 계획을 밝힌 벤처·창업 정책펀드의 규모를 합치면 7조2500억 원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금융위원회가 만든 성장사다리 펀드다. 총 6조 원 가운데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에서 1조8500억 원을 내고 나머지는 순수 민간자금으로 채운다. 8월부터 3년간 창업과 성장, 인수합병(M&A), 재기 등 벤처 생태계 전 과정에 투자한다. 최근에는 성장사다리 펀드 중 우선 6000억 원을 할당한 스타트업 펀드 운용사 5곳을 선정했다.
중기청은 또 후배육성 펀드 1000억 원을 포함해 연내 2200억 원 규모의 창업초기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후배육성 펀드는 현재까지 카카오와 스마일게이트가 참여해 600억 원을 조성했다. 내년에는 해외진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펀드도 1500억 원 규모로 조성한다.
미래부는 7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창업한 지 3년이 안 된 우수 기업에 투자하는 소프트웨어 특화펀드를 내년 초 150억∼250억 원 규모로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250억 원 규모로 데쓰밸리(Death Valley) 펀드를 시작했다. 데쓰밸리란 기술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나지 않아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시기를 뜻한다. 내년에는 150억 원 규모의 데쓰밸리 2호 펀드를 출범한다.
벤처업계에서는 이처럼 풍부한 유동성이 벤처 생태계 육성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하면 거품을 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역량이 검증된 벤처캐피털을 운용회사로 정하고 가능성 있는 신생 벤처기업을 선별해 육성하며 철저한 사후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