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점 증세’ 2개월만에 후퇴
김 씨는 올 8월 정부가 매출의 30%까지만 음식 재료비를 인정하겠다고 발표해 걱정이 더 커졌다. 매출의 65%를 식재료 구입에 쓰는 김 씨는 지금까지 음식 재료비 세액공제로 연간 약 260만 원의 부가가치세를 공제 받았다. 정부 원안대로라면 공제액이 120만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 ‘음식점 증세방안’ 2개월 만에 대폭 후퇴
이처럼 세액공제 한도가 바뀌면 매출액에 따라 업체별로 연간 100만∼200만 원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연매출이 2억1000만 원인 중국음식점인 B음식점은 재료비로만 1억2600만 원을 지출한다. 음식재료비가 매출액의 60% 수준으로 지난해 B음식점은 약 930만 원의 세금을 공제받았다. 한 달 매출의 절반이 넘는 돈을 환급받은 것이다. 당초 정부가 발표한 30% 세액공제 한도가 적용되면 B음식점은 연매출 2억1000만 원의 30%인 6300만 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어 세액공제율 7.4%를 적용하면 환급액이 지금의 절반 수준인 470만 원으로 줄어든다.
B음식점도 수정안이 확정되면 연매출 2억 원 이상 음식점에 적용되는 세액공제 한도인 40%를 적용받는다. 이 경우 세금 환급액은 620만 원 수준으로 현재보다는 혜택이 줄지만 정부안과 비교하면 150만 원의 세금을 덜 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정부는 세금수입 줄어 걱정
정부는 세법 수정으로 세수 기반 확대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8월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음식 재료용 농수산물 구입액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 혜택을 줄이면 연간 3600억 원 정도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에 전국 55만 개 음식점에 대한 증세 방안을 완화함에 따라 연간 세금 수입계획에서 1000억 원 정도 펑크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정 전문가들은 농산물 세액공제제도에서 부당공제 등 부작용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제도를 개편하되 소득 수준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세무학)는 “협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줄여야 사회적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홍수용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