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오피스 좀 써봤다'하는 사람이면 네이버가 무료로 제공하는 '네이버 오피스(http://office.naver.com/)'를 잘 알 것이다. 사이냅소프트는 그 네이버 오피스를 제작한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사이냅소프트의 대표 제품군은 웹상에서 문서를 작성/편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오피스(사이냅 오피스)', 다양한 포맷의 문서를 웹상에서 바로 읽을 수 있도록 변환해주는 'HTML 변환기(사이냅 HTML 변환기)', 수많은 문서 속 내용을 검색할 수 있도록 돕는 '문서필터(사이냅 문서필터)' 솔루션 등이다.
"MS에서 20년… 사이냅소프트를 선택한 까닭은?"
'무모한 도전을 하는 회사'. 김 부사장이 사이냅소프트를 표현한 문구다. 처음 사이냅소프트가 하려는 일을 보고 많은 이들이 '과연 너희가?'라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사이냅소프트는 '무모한 도전' 끝에 결국 그 일을 하고 있다. 그것도 네이버 등 믿음직스런 파트너들과 함께.
김시연 부사장은 20년을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에 몸담은 인재다. MS 미국 본사에서도 수 년간 일했으니 그의 유능함은 입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가 국내 강'소'기업 사이냅소프트에 부사장으로 오기까지, 꽤 많은 고민이 있었으리라 생각했다.
"생각보다 결정은 쉬웠습니다. 저는 지난 20여 년간 국외 기업의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로 국내 기업을 세계로 진출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거죠. 저는 이 일에 무엇보다 큰 사명감을 느낍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에 자부심이 비쳤다. 사실 김 부사장이 오며 사이냅소프트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글로벌 기업 MS에서 일했던 그의 노하우가 통했는지, 사이냅소프트는 그가 재임한 후 2년 연속 30% 매출 증가를 이뤘다.
이뿐만이 아니다. '좋은 제품을 열심히 만들어 고객이 만족한다면 그걸로 됐다'고 여겼던 사이냅소프트는 그가 오기 전 특허, 수상 경력 등이 거의 없었다. 제품을 잘 만드는 것에 초점을 뒀지, 이를 인증받고 알리는 데에는 별반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 눈 감으면 남의 기술 빼가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사이냅소프트는 어찌 보면 조금 '순진'했다.
김 부사장은 재임 후 자사 HTML 변환기에 바로 'GS(Good Software) 인증'을 받았다. 이는 ISO/IEC 국제표준에 맞춘 테스트를 통과한 우수 소프트웨어에 부여하는 국가적 인증이다. 그 후 사이냅소프트는 지난 2011년 지식경제부 신소프트웨어 대상을 받고,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의 '2013년 수출형 소프트웨어 제품화 지원 사업 대상'에 선정되어 일본 수출을 앞두는 등 그 기술력을 본격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클라우드 오피스는 '미래'다
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PC용 오피스 프로그램'이 오피스의 '과거'이고,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모바일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그 '현재'라면, 웹상에서 문서 작업을 하는 '클라우드 오피스'는 바로 '미래'다. 김 부사장은 클라우드 오피스의 활용도가 과거 10년간 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오피스로는 '구글닥스(Google docs)', 'MS 오피스365', '네이버 오피스' 등이 있다. 이들 모두 프로그램 설치 없이 언제 어디서건 웹상에서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하던 작업을 마저 이어갈 수도 있다.
김 부사장은 네이버 오피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인 '사이냅 오피스'를 향후 기업용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 밝혔다. 사이냅 오피스는 MS 워드(doc)뿐 아니라 아래아한글(hwp) 등 다양한 포맷의 문서 파일도 편집할 수 있는 강력한 클라우드 오피스다. 또한, '표' 기능을 강화하는 등 한국인에 맞춘 UI/UX도 갖췄다.
이 외에 '사이냅 문서필터', '사이냅 HTML 변환기' 솔루션 등은 대표적인 사이냅소프트 솔루션 제품으로 해당 분야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검색 공급 업체인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이 사이냅 문서필터 솔루션을 이용 중이다. 사이냅 문서필터가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 또한, 네이버 N드라이브, KT 유클라우드, 다음 클라우드 등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이냅 HTML 변환기 기술이 녹아있다. 이 기술 덕에 사용자는 스토리지 서버에 저장된 파일을 웹상에서 바로 열어 내용을 볼 수 있다.
사이냅소프트만의 강점?
구글, MS 등 쟁쟁한 실력자와 겨룰 수 있는 사이냅소프트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김 부사장은 이에 대해 '확실한 품질', '즉각적인 고객 대응', '경쟁력 있는 가격'을 꼽았다. 사용자의 요구 등을 빠르게 받아들여 한 달에 한 번 이상 제품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이다 보니 해외 기업보다 고객 불편 사항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 또한, 훌륭한 품질의 제품임에도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저렴한 서비스 비용이 무척 매력적이다.
'야근 없는' 기업 문화
사이냅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기업임에도 직원들의 개인 생활을 존중해 야근을 금지한다고 했다. 야근하지 않는 개발자라니. 상상할 수가 없었다. 보통 프로그래머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직업 아니던가.
"소프트웨어 개발 직종을 예전에는 3D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4D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위험하고(Dangerous), 더럽고(Dirty), 어려우며(Difficult), 꿈이 없다(Dreamless)고 말이죠. 개발자는 일이 많다 보니 일에 치어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심신이 지치고 창의력도 떨어지고… 결국은 이직하고 싶어지는 겁니다. 사이냅소프트가 야근을 금지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 있는 개발자들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회사에 일이 많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야근하기도 한다. 또 아무리 '인제 그만 일하고 집에 가라'고 해도 안 가고 버티는 욕심 많은 개발자들도 있다. 하지만 야근을 '반려'하는 회사와 '장려'하는 회사는 그 분위기부터 다를 수밖에.
"처음 사이냅소프트에 왔을 때는 그런 분위기에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어느 한 직원 뒤에 사장님께서 계셨는데, 6시가 '땡' 되니까 PC 화면이 게임으로 바뀌는 거에요.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이런 사내 문화는 '직원들과 함께 가자'는 사이냅소프트의 철학에 근거한다. 사이냅소프트는 투자와 개발을 아끼지 않는 데다 부채율이 0%인 탄탄한 기업이다. 그렇다 보니 과거 몇 차례 달콤한 인수 유혹이 있었다. 하지만 임원진은 직원들을 먼저 생각해 그러한 제안을 거절했다. 혹시나 직원들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2년 전 사이냅소프트는 연차 1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 사이냅소프트 주식의 일정 비율을 직원들이 보유하는 거다. 직원들이 사이냅소프트의 '주인'이니 자연히 자신의 기업을 키우기 위해 더 애착을 갖고 노력할 수밖에. 사이냅소프트의 스톡옵션 제도는 그런 면에서 무척 뜻깊다.
직원 복지 제도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안식 휴가가 있어 4년을 근무하면 한 달을, 7년을 근무하면 2달을, 10년을 채우면 3달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또한, 6개월 단위로 자기계발비를 지급해 직원들이 운동하고, 스마트 기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제도는 '무제한 도서 지원비'다. 직원들이 무슨 책을, 몇 권을 사건 간에 모든 금액을 지원한다. 최근 직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도서가 만화책 '미생'이란다. 이러한 도서 지원 제도는 직원들이 책을 많이 읽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다.
사이냅소프트의 '회고' 문화도 재미있다. 직원끼리의 소통을 중시해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 회고는 팀별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사용한다. 한 예로 개발팀의 일일 회고 방식은 '포스트잇 붙이기'다.
매일 출근했을 때 자신이 할 일, 느낀 점, 하고 싶은 말 등을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인다. 그 후 하루가 끝나고 이를 다 함께 체크해 다른 공간에 옮긴다. 포스트잇을 찬찬히 살펴보니 일의 진척도를 적은 글귀도 있지만, '졸리다', '~가 먹고싶다', 'XXX 작업 짜증난다' 등 소소한 투정도 눈에 띄었다. 개발팀의 한 직원은 "개발자들은 하루에 한마디도 안 할 때가 많은데, 이런 방식으로 서로 대화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다"고 말했다.
"함께 도전하실 분을 구합니다"
조만간 사이냅소프트의 채용 공고가 나갈 예정이다. 사이냅소프트의 채용 절차는 마치 '오디션'과 비슷하다. 1차 서류부터 사이냅소프트가 낸 프로그래밍 문제를 풀어야만 지원할 수 있다. '산 넘어 산'이라고, 이 단계를 통과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김 부사장은 '면접 때 사장님이 갑자기 리눅스 프로그래밍을 시켜 당황한 한 지원자'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임원 면접이니 인성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갔을 그 지원자는 아마 등에 식은땀이 흘렀겠다. 김 부사장은 이런 채용 절차에 대해 '깐깐하게 능력 있는 분을 모시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사이냅소프트의 직원이 되려면 첫째도 능력, 둘째도 능력이 필수다.
이렇게 심사숙고해서 뽑았기 때문일까. 사이냅소프트의 이직률은 무척 낮은 편이다. 10년간 직장을 떠난 이가 열 손가락 안에 든단다. 사이냅소프트는 힘든 과정을 거쳐 직원을 뽑은 만큼 그의 역량을 의심하지 않는다. 만약 그 직원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보이지 못한다면, 해고하는 대신 역량에 맞는 다른 직무에 배치한다고 했다. 직원을 마치 부품처럼 쓰다 버려 '명예퇴직'이 유행인 지금 같은 시대에 사이냅소프트의 기업 철학은 많은 지원자의 마음을 흔들 듯하다. 사이냅소프트 채용 과정에 관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http://www.synapsoft.co.kr/jsp/recruit/hoper.jsp)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직원들의 재치 있는 합격 소감을 훑어보면 사이냅소프트의 '무모한 도전'에 동참하고 싶은 기분이 들 것이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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