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은 온대성 저기압으로 약화한 태풍 위파가 이날 오후 3시 홋카이도 동쪽 해상에서 시속 약 95km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강력 태풍 위파는 일본 열도에 상륙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강한 대형급'의 위력을 유지한 채 일본 열도 동쪽 해안 가까이 붙어 이동하면서 강풍과 폭우로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날 오전 태풍 위파가 휩쓸고 간 간토(關東) 지역과 주변 섬의 피해가 가장 크다.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가 이곳에 집중됐다. 일본 열도 중 태풍 위파가 최근접한 이곳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토사가 주택을 덮친 사고가 많았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도쿄에서 120km 떨어진 이즈오섬(伊豆大島·도쿄도 소속)의 오시마(大島)마을 등지에서 이날 오후 4시 현재 최소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54명 이상이 행방불명 또는 연락두절 상태다.
이즈오섬에서는 오전 3¤4시 사이에 1938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시간당 122.5㎜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하루 강수량이 800mm를 넘었다. 이 때문에 총 주민수 8000명인 오시마 마을에서 강물 범람과 산사태 등으로 주택 수십채가 무너져,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이즈오섬 이외에서도 사망자와 실종사가 발생했다. 도쿄도 마치다 시에서는 하천 하류에서 강물에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40대 여성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또 가나가와현 니오미야 마을 해안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2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일본 정부는 총리 사무실에 태풍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연락사무소를 설치했다.
한편 도쿄 전력은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지상탱크에서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 오염수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태풍 위파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려 후쿠시마 원전 지상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 보의 수위가 높아져 4개 보에서 빗물을 방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콘크리트 보는 방사능 오염수의 2차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한 일종의 차단벽.
마이니치 신문은 "이날 정오까지 총 40톤 정도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방출한 오염수의 방사능 수치가 법정 기준치 미만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하며 "긴급 상황에 따른 임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