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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충남교육감 후보 10여명 윤곽… 선거전 불붙었다

입력 | 2013-10-17 03:00:00


‘장학사 매관매직’ 비리로 김종성 전 충남도교육감이 구속된 가운데 내년 충남도교육감 선거전이 본격 점화됐다. 이번 김 전 교육감을 포함해 2000년 이후 충남도교육감 3명이 잇따라 비리로 중도 하차해 이번 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청렴성’이 후보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 10명 가까운 후보군 점차 윤곽

지희순 전 당진교육장은 15일 충남도교육청 기자실에서 도내 출마 예상자 가운데 처음으로 첫 공식 출마 회견을 가졌다. 공주사대 출신으로 중고교 교사와 장학사, 일선 학교 교장, 외국어교육원장 등 교육 현장을 두루 거친 그는 충남의 첫 ‘여성 교육감 후보’다. 그의 출마는 충남도교육감 선거전을 남성과 여성 대결 구도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인사와 재정 시스템을 혁신해 부정과 비리의 사슬을 끊겠다”며 청렴한 교육행정을 일성으로 강조했다.

현직 교육감의 낙마로 충남도교육감이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인식되면서 후보들이 우후죽순 넘쳐나고 있다. 지 전 교육장을 포함해 권혁운 순천향대 교수, 김광희 천안 쌍용고 교장, 김지철 충남도 교육의원, 양효진 전 논산 중앙초교 교장, 우형식 우송대 교수, 이은철 충남도의회 교육위원장, 정순평 전 한국폴리텍Ⅵ대 학장(가나다순) 등 10명 가까이가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일찍부터 출마 의사를 밝혀온 김지철 의원은 내달 16일 천안에서 ‘다시 날자, 충남교육’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실상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그는 “돈을 주고받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교사 시절 촌지 및 부교재 채택 거부 운동을 벌였다”고 강조했다.

양효진 전 교장은 출마를 위해 정년을 6개월 앞둔 8월 교직을 사퇴하고 천안으로 주소지를 옮겨 본격 채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교육청 부교육감과 교육부(전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을 지낸 우형식 교수와 충남도의회 의장을 지낸 정순평 전 학장, 이은철 위원장 등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민 중이다. 조만간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수-진보 대결이 최대 변수”

내년 시도교육감 선거는 임명제로 바뀌어 치르지 않을지,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제 또는 공동등록제로 실시할지 아직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최소한 임명제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충남도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진보, 남성-여성, 신-구 세력, 천안-아산 시민의 향배 등이 선거판을 좌우할 변수라는 분석이 많다. 이 가운데 그동안의 선거처럼 보수-진보 대결 구도는 판세를 뒤흔들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마 예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조기에 선뜻 출마 선언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사람들이 모두 출마할 경우 보수 난립으로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진보 후보는 김지철 의원 1명일 가능성이 높다. 한 출마 예상자는 “보수 성향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 여부를 분석하고 있는데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출마로 방향을 선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수 성향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일찍부터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이고 교육은 진보성을 띠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치적 이념상의 진보로 분류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교육감 비리의 망령이 되살아날지 모른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 교육계 인사는 “과거 비리 교육감의 핵심 측근이었던 인물이 출마 예상자 가운데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이런 인물이 당선된다면 교육감 비리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