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면허시험 합격률 50% ‘좁은 문’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오가는 자동차들의 행렬. 프랑스는 운전면허시험이 까다로운 유럽국가들 중에서도 면허시험제도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스포츠동아DB

■ 까다로운 선진국의 운전면허시험 - 프랑스 편

운전면허시험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국가 중에서도 프랑스의 면허시험은 악명이 자자하다. 뉴욕타임스가 올해 초 르노, 시트로엥, 푸조 같은 프랑스 자동차들의 프랑스 내 판매 실적이 저조한 데 대한 분석에서 ‘하늘의 별 따기’인 프랑스의 운전면허시험제도를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았을 정도이다. 뉴욕타임즈는 “프랑스에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보려면 최소 1200유로(173만원)가 드는 데다, 시험도 매우 어렵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연간 140만 명 정도가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지만 합격률은 50%를 웃도는 수준이다. ‘머리 좋은 원숭이도 딸 수 있다’는 우리나라 운전면허시험과는 천지차이다. 이처럼 프랑스가 운전면허시험제도를 까다롭게 운영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민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 오토 에코레에서 통상 28시간 기능교육 이수해야

프랑스의 운전면허시험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학과와 기능시험으로 나누어진다. 학과시험은 9개의 다양한 테마의 오디오 및 영상문제로 출제된다. 90분 동안 40문제 중 35개 이상을 맞춰야 통과할 수 있다.

기능시험은 승용차의 경우 도로상에 간이시설을 설치해 실시한 후 도로주행시험을 치르게 한다. 시험시간은 승용차는 35분, 화물 및 승합자동차는 장내 기능시험 50분, 도로주행시험 50분이다.

도로교통안전청이 운전면허시험을 주관하며 규모가 큰 운전학원(우리나라로 치면 운전전문학원)에서 출장시험 형태로 면허시험을 실시하기도 한다.

18세 이상이면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학과교육의 의무는 없지만 기능교육은 ‘오토 에코레’라고 하는 운전학원에서 최소 20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28시간 정도를 이수한다고 한다.

● 미취학 아동 때부터 철저한 교통안전 교육

프랑스 운전·교통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에서 교통안전교육을 철저하게 시킨다는 점이다. 심지어 초등학교 취학 전부터 안전교육을 시작한다. 미취학 아동은 부모와 함께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한 뒤 수료증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교통안전을 지키는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초등학교에는 교통안전교육과정인 APER이 있으며, 중학교에서는 모터사이클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의무교육인 ASSR 과정이 도로교통안전 학교교육 1단계로 개설돼 있다. 중학교 4학년이 되면 ASSR 2단계로 운전면허취득을 위한 의무 안전교육을 받게 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