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류현진, 저녁엔 국내야구에 푹”대학생들 “중간고사 잘보긴 글렀다”車운전자들 “DMB시청 유혹 못떨쳐”
호프집서도 응원 열기 시민들이 16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호프집에서 두산과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TV로 지켜보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0월 들어 대한민국은 야구로 아침을 열고 야구로 밤이 저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10월은 포스트시즌의 계절이지만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류현진이 속한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거의 하루 종일 야구팬들을 야구 중계로 빨아들이고 있다.
직장인들은 평소라면 최대한 빨리 점심식사를 마치고 개인시간을 가지지만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만큼은 다르다. 삼성물산 직원들은 15일 점심시간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 구내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TV만을 바라봤다.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된 직후 유모 씨(28)는 “원래 식당 TV는 뉴스 채널로 고정돼 있었는데 류현진이 나오는 날이면 야구경기를 틀어준다. 구내식당이 함성으로 뒤덮인 광경은 입사 이후 처음 봤다”며 웃었다.
내년부터는 운전을 하면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면 최대 7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할 정도로 운전중 DMB 시청은 위험하지만 택시운전사들도 야구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한다. 택시운전사 김모 씨(55)는 “넥센과 두산의 준PO 5차전이 열린 14일 앞에 있던 택시가 신호가 바뀐 뒤에도 한참 서 있길래 뭐하나 봤더니 DMB로 야구를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이 야구의 치열한 승부 현장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며 희비의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면 자신감을 얻고 기분이 고양되는 호르몬 분비가 많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백연상·곽도영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