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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軍 댓글 의혹 國調를”… 靑 “터무니없는 정치공세”

입력 | 2013-10-17 03:00:00

[2013 국정감사]
■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논란




민주당이 “국가정보원에 이어 군까지 지난해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며 여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김광진 안규백 의원은 15일 국군사이버사령부 국정감사에서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 등에 띄워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이버사령부는 2009년 북한의 디도스 공격 이후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 창설됐다.

안 의원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무원 A 씨는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11월 5일 “민주당 문재인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북한과 공유하겠다고 한다. (NLL을) 피로 지켜온 국군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문재인은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자격이 안 된다”는 글을 트위터로 재전송했다. 이어 대선 직전인 12월 8일에는 “문재인 선거홍보물에는 천안함 폭침이 침몰로 나와 있네.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라는 글을 재전송했다.

A 씨 외에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인 B, 군무원 C 씨는 트위터 블로그 등에 야권 후보를 비판하고 정부 여당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은 2010년 8월 트위터에 가입해 올 9월까지 각각 3200여 개와 4150여 개의 글을 올렸고, 각각 2만5000여 명과 1만4000여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민주당은 16일 수사 착수와 전현직 사령관의 보직 해임을 촉구하는 한편 국회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했다.

김한길 대표는 경기 화성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명백한 선거 개입이자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심각한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글 400건이 갑자기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옥도경 현 사령관과 대선 때 사령관이었던 연제욱 대통령국방비서관을 보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댓글 사건과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작업 의혹이 연계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15일 국정감사에서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이 국정원의 예산을 사용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상명하복’이란 군 조직 특성상 (댓글 작업이)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도 사이버사령부의 중요한 보고가 국방비서관에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 비서관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성향의 댓글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며 “현재도 사이버사령부의 보고를 받는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군은 당연히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황승택·손영일 기자 hst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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