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정감사]■ 기재위서 출구전략 공론화
답변하는 현오석 부총리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세종=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정부는 아니라지만… 의원들은 증세 공론화
이날 국감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복지를 줄이든지, 증세를 하든지 선택을 하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기재부를 몰아붙였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이미 비공식적으로 증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질의했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세출 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노력해 본 다음에 그래도 안 되면 증세를 하겠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지금쯤은 당장은 안 하더라도 앞으로 증세가 필요할지,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할지 등을 검토할 시점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실무회의에서 “부가가치세 인상의 정책 효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정부는 부가세가 2%포인트 오르면 세수가 연간 11조 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부가세 인상 등을 포함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정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지만 의원들은 구체적인 세목(稅目)까지 거론하면서 증세 논의를 이어갔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증세 논의는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률은 OECD 34개국 중 5번째로 높은 반면, 소득세 부담(3.5%)은 OECD 평균(8.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부자 감세 철회와 법인세 인상 등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비과세·감면은 이해당사자의 반발로 인해 정비가 쉽지 않고, 지하경제 양성화도 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양성화가 상당 부분 진전돼 세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증세는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만큼 꼭 필요하다면 증세보다는 복지 지출의 속도 조절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장밋빛’ 성장률 전망 논란
예산안 발표 때마다 반복되는 정부의 ‘장밋빛 성장 전망’ 논란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여야 의원들은 기재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9%)가 다른 민간 연구기관 예측치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런 근거 없는 낙관이 매년 세입결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현 부총리는 “정부의 성장 전망은 중립적인 수준이며 각종 정책 효과가 달성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국회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법안들을 하루빨리 처리해 줘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종=유재동·송충현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