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경제청 개청 10주년… 한국 첫 경제자유구역 성과와 과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등 주요 국제기구가 입주해 있는 송도국제도시 G타워전경. 인천경제청 제공
그러나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모습처럼 외국과 비교해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현안과 지난 10년의 성과를 짚어본다.
○ 규제를 풀어야 일자리도, 복지도 생긴다
베이징 시민들은 1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영종의 접근성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283만70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영종도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은 140여만 명에 달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영종지구는 10년 전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변변한 기반시설 없이 영종 하늘도시의 아파트만 허허벌판에 서 있는 형국이다.
개발이 더딘 이유는 영종도에 경제자유구역법과 자유무역지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수도권 신공항건설촉진법 등 다양한 법이 혼재해 개발 사업에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 주도의 영종도 개발계획을 통합 추진할 기구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 기획조정본부장은 “싱가포르 정부가 외자를 유치해 만든 ‘마리나베이샌즈’는 일자리 3만 개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영종도는 관광레저시설만 갖추면 마카오 싱가포르와 충분히 경쟁할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송도국제도시를 ‘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MICE) 복합지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등 11개 국제기구가 입주해 있다. 이들 기구는 다양한 국제회의와 포럼 등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통합 서비스 제공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송도국제도시 일부를 ‘MICE 복합지구’로 지정하면 관광특구에 준하는 세제 혜택이 이뤄져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호텔, 공연시설, 쇼핑, 물류, 국제회의 관련 시설의 투자와 건립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채 발행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어야 할 현안이다. 인천경제청 예산은 토지 매각 대금이 대부분으로 국비 지원은 전체 예산의 9%에 불과하다. 경기침체로 토지 매각이 부진하면서 개발사업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올해와 내년 총 200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지방재정법령상 지방채 발행이 가능하지만 정부가 규정한 재정위기 사전경보 시스템상 인천시 채무에 경제청 채무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지방채 발행이 쉽지 않다.
○ ‘고군분투’, 기대 이상의 성적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지난 10년간 세계의 이목을 끄는 도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GCF 사무국과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를 유치한 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송도에는 11개 국제기구가 입주해 있다.
글로벌 교육 중심지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는 10개 안팎의 외국 대학이 입주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한국뉴욕주립대가 학부·대학원과정을 운영 중이고 내년에 조지메이슨대가 입주한다.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송도에 본사 또는 사옥 등을 두고 있고 포스코엔지니어링, 대우인터내셔널 입주가 확정돼 내년에 송도로 본사를 옮긴다.
미국 보잉사 운항훈련센터는 2015년 상반기 영종지구에 완공된다. 보잉사는 1500억 원을 투자해 조종사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도입하고 조종사 트레이닝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매년 3000명의 외국인 조종사가 센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P&W항공운항정비센터도 영종지구 입주가 확정됐다. 엔진분해, 조립, 부품수리 기능을 갖춘 센터가 2015년에 문을 연다. BMW그룹은 영종지구에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한다. 교육·체험장, 홍보관, 자동차주행시험 시설을 짓는데 연간 1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라국제도시에는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2017년 상반기에 준공된다. 하나금융그룹은 본사, 금융연구소, 통합IT센터, 인재개발원 등을 청라국제도시로 옮긴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시민 공무원 기업 유관기관을 총망라한 투자유치 운동과 국내외 마케팅을 통해 현재 협상 중인 20여 개 외국 기업을 적극 유치해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