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김철규의장 불신임 가결 “지역 영향력 높이려 꼴불견 행태”비난의정비 유용-동료 폭행 등 잇단 추문
대구지역 일부 기초의회 의원들의 비뚤어진 언행이 비난을 사고 있다.
달서구의회는 16일 임시회에서 김철규 의장(56)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의원들은 “김 의장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동료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체 의원 23명 중 21명이 투표를 실시해 찬성 12표, 반대 2표, 무효 7표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김 의장은 불참했다.
김 의장은 올해 8월 ‘보도자료’를 통해 “서모 위원장이 지난해 7월 중순 대구의 한 식당에서 달서구청 여직원을 껴안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사자인 서재령 의원(58)은 지난달 운영위원장을 사퇴하는 동시에 김 의장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성서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검찰에 사건 조사 결과를 보냈다. 김 의장의 일부 혐의가 인정돼 곧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의회에 따르면 두 의원은 평소에도 지역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욕심에서 마찰을 빚어왔다. 서로를 비난해오다 이번처럼 성추행 문제까지 불거졌다.
이번 임시회는 의장 불신임을 두고 수차례 정회를 반복하는 등 파행으로 얼룩졌다. 통과시킨 조례는 4건, 의원들의 구정 질문은 없었다. 전국공무원노조 달서구지부 소속 공무원 20여 명은 의회 회의장에서 집회를 열고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달서구의 한 간부는 “볼썽사나운 의원들의 세력 다툼에 지자체 이미지마저 땅에 떨어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달서구의회는 2005년 3월에도 당시 형사사건으로 벌금이 선고된 서재홍 의장(58)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서 의장은 한 건설업체의 부탁을 받고 달서구 건축과에 보관 중이던 공문서를 복사해 유출한 혐의로 대구지법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동구의회 의원들은 최근 의정활동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가 대구시 감사에 적발됐다. 일부 의원은 주점에서 클린카드(유흥업종 사용을 제한한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카드로 등산복과 스포츠용품 등도 구입했다.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350여 차례에 걸쳐 2860여만 원을 썼다.
지난해 11월 북구의회에서는 이동수 운영위원장(62)이 최광교 의장(56)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다음 달 열린 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이 위원장에게 출석정지 30일의 징계를 내렸다. 한 동료 의원은 “같은 지역구 출신인 두 의원은 경쟁 관계로 갈등을 빚었다. 수시로 말싸움을 하다가 폭행까지 했다”고 말했다.
은재식 우리시민복지연합 사무처장은 “특정 정당이 기초의회를 거의 독점해 의원 간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상호 견제할 힘도 없어 자정 능력을 잃은 상태”라며 “상시 주민참여 장치를 마련해 위법 행위뿐 아니라 비도덕적인 의원들을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