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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울산 전통 줄다리기 ‘마두희’가 왔어요

입력 | 2013-10-18 03:00:00

중구청, 올해엔 옛날방식으로 재연… 시계탑사거리 동 - 서군 1400명 참가




울산의 전통 큰 줄다리기인 ‘마두희(馬頭戱)’가 옛날 방식으로 재연된다. 울산 중구는 18∼20일 열리는 제13회 울산 중구 문화거리축제에서 마두희를 재연한다고 17일 밝혔다. 마두희는 축제 마지막 날인 20일 오후 1시부터 중구 중앙동 시계탑 사거리를 중심으로 열린다.

마두희는 조선 영조 때의 울산읍지인 ‘학성지(鶴城誌)’에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학성지에는 ‘울산의 정기가 동대산과 무룡산으로 뻗어오다 방어진 앞바다에서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형국이라 줄을 걸어 정기를 당겨오자는 취지로 마두희가 열렸다’고 기록돼 있다. 현재의 중구 시계탑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군은 구 울산역전에, 서군은 우정 삼거리를 진지로 삼았다. 동, 서군은 각자 진지에서 출발해 시계탑 사거리에서 만나 서로의 대형 줄을 건 뒤 함성을 지르고 북을 치며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구분하기 위해 서군은 여자 옷을 입었다. 줄다리기에 동원되는 인원은 총 1400명 안팎. 서군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전해진다. 이 행사는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지다 1936년 주민들의 집단행동을 통제하면서 명맥이 끊겼다. 이어 1985년 울산에 구(區)가 설치되면서 중구 기념행사로 태화강 둔치에서 한 차례 열리기도 했다. 또 1999년 울산향토사연구회 주관으로 3년간 열렸으나 중단됐다.

울산 중구는 올해 동, 서군을 동별로 구분하고 울산대 학생은 동군에, 울산과학기술대(UNIST) 학생은 서군에 각각 포함시켰다. 또 서군에게는 여자 옷을 대신해 행주치마를 착용하도록 했다. 올해 마두희에 사용되는 줄은 직경 50cm, 길이 100m다. 옛날 마두희가 열렸던 시계탑 사거리를 중심으로 학성로에서 동, 서군 각각 700명씩 총 1400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린다. 울산 중구청 관계자는 “울산의 ‘종가집’으로 불리는 중구에서 울산의 전통놀이인 마두희를 원형에 가깝게 재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 문화거리축제에서는 공중 줄타기와 한복 패션쇼, 골목대장 선발대회, 청소년 공연 등이 펼쳐진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