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서책 보관 지혜인 포쇄(曝쇄)를 재현하는 행사가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에서 열린다. 포쇄는 책의 습기를 없애고 벌레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책을 말리는 일을 말한다. 우리의 옛 책(고서)은 한지로 돼 있어 습기와 책벌레 침범에 특히 약하다.
조선시대에는 장마철을 피하고 봄이나 가을의 맑은 날을 택해 책에 바람을 쐬고 햇볕에 말리는 포쇄를 3년 혹은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했다. 이를 담당하는 포쇄별감이 춘추관에 설치됐고 포쇄 때마다 일지를 썼을 정도다. 장마가 끝난 처서 즈음에 농부는 곡식을 말리고, 부녀자는 옷을 말리고, 선비는 책을 말린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포쇄는 매우 엄격하게 진행됐는데 왕실에서 사관(史官)을 파견하고 실록포쇄 형지안에는 누가, 몇 명이 참여했는지 등 시행 절차를 자세히 기록하도록 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