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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주사고, 19일 책말리는 ‘포쇄’ 행사 재현

입력 | 2013-10-18 03:00:00


선조들의 서책 보관 지혜인 포쇄(曝쇄)를 재현하는 행사가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에서 열린다. 포쇄는 책의 습기를 없애고 벌레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책을 말리는 일을 말한다. 우리의 옛 책(고서)은 한지로 돼 있어 습기와 책벌레 침범에 특히 약하다.

조선시대에는 장마철을 피하고 봄이나 가을의 맑은 날을 택해 책에 바람을 쐬고 햇볕에 말리는 포쇄를 3년 혹은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했다. 이를 담당하는 포쇄별감이 춘추관에 설치됐고 포쇄 때마다 일지를 썼을 정도다. 장마가 끝난 처서 즈음에 농부는 곡식을 말리고, 부녀자는 옷을 말리고, 선비는 책을 말린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포쇄는 매우 엄격하게 진행됐는데 왕실에서 사관(史官)을 파견하고 실록포쇄 형지안에는 누가, 몇 명이 참여했는지 등 시행 절차를 자세히 기록하도록 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탄 춘추관, 충주, 성주 등 세 곳의 사고(史庫)와 달리 유일하게 조선왕조실록을 온전히 지켜낸 전주사고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전주시가 포쇄를 재현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19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慶基殿) 안 전주사고에서 열리는 포쇄행사는 역사적 고증을 거쳐 재현된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조선왕조실록이 수백 년을 견뎌내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은 포쇄 같은 지혜와 정성이 깃들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