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원측 “黨 요청땐 검토할 수도”
새누리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17일 “당 안팎에 좋은 인물들이 있지만 박 시장과 맞붙어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정 의원이 박 시장과 대등한 구도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외부 영입 카드보다 인지도가 높고 경륜과 경쟁력을 갖춘 정 의원을 후보로 추대해 서울시장직을 탈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황우여 대표는 최근 정 의원을 만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점차 가능성을 열어 두는 듯한 분위기다. 한 측근은 “그동안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출마와 불출마 가능성을 50 대 50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에서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당의 입장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 의원은 당이 공식으로 후보에 추대하면 당의 뜻을 따르는 형식을 밟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에 두 번 도전했던 국회 최다선(7선) 의원에게 경선을 거치게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대권으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질 수 있어 막판까지 신중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관측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