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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한강-청계천 청춘이 달린다, 나눔도 커진다

입력 | 2013-10-18 03:00:00

2013 서울달리기대회 20일 스타트… 1만1000여명 참가자 70%가 2030
에티오피아 마라톤 유망주 돕고, 자선 앱 이용 10m 1원 기부도
VMK시각장애인 클럽 희망 레이스




서울달리기대회 참가자들이 10m를 달릴 때마다 1원을 적립하는 빅워크 애플리케이션을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VMK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가톨릭마라톤 동호회의 도움을 받으며 역주하는 모습이다. 동아일보DB

생기 넘치는 젊은 남녀들이 ‘서울의 가을’을 달린다.

20일 오전 8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출발해 뚝섬 한강시민공원으로 골인하는 하프코스와 청계천을 돌아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10km 코스에서 열리는 2013 서울달리기대회(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는 젊은이들의 단축마라톤 축제이다.

1만1000여 명의 참가자 중 39%(4200여 명)가 20대이고 30%(3000여 명)가 30대다.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참가자가 ‘2030세대’이며 전체의 71%인 7800여 명이 10km에 출전한다. 최근 풀코스 참가자가 급격히 줄고 10km 등 단축마라톤에 젊은이들이 몰리는 현상이 이번 대회에서도 나타났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회사들이 마케팅 전략으로 10km 대회를 대거 만들면서 새롭게 나타난 트렌드이지만 인간 승리 드라마보다는 즐거움과 사랑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마라톤에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거리가 짧기 때문에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달릴 수 있다. 멋지게 갖춰 입은 젊은 여성 참가자가 늘다 보니 젊은 남성들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이번 대회 커플 이벤트에 전체의 12%가 신청해 참가할 정도로 연인, 부부 참가자가 넘치는 이유다.

이번 대회는 ‘마라톤은 사랑입니다’를 실천하는 장이기도 하다. 먼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팀 월드비전’이 달린다. 나눔 달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월드비전 친선·홍보대사인 배우 유지태, 후원아동, 후원자 등 200명이 10km 코스를 달리며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를 홍보한다.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는 에티오피아 아르시 지역의 빈곤 가정에서 마라톤으로 희망을 이어가는 유망주를 돕는 자선프로그램이다. 에티오피아가 마라톤 강국인 점을 감안해 유망주들이 돈 걱정을 하지 않으며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07년부터 서울국제마라톤과 서울달리기대회의 참가자들이 낸 1억6000만 원의 후원금은 많은 유망주에게 꿈을 심어줬다.

‘빅워크(www.bigwalk.co.kr) 걷는 기부 앱(애플리케이션)’ 자선 이벤트도 열린다. 스마트폰에 앱을 저장해 이번 대회에 출발하기 전에 실행하면 10m당 1원씩 달린 거리만큼 적립금이 쌓인다. 적립금은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 어린이에게 보조금과 수술비로 지원된다. 1990년 후반부터 동아일보 주최 대회에서 시작된 ‘1미터1원 자선기부(m당 1원의 기부금을 내는 행사)’의 연장선이다.

VMK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 클럽 회원 36명도 이번 대회에서 희망의 레이스를 펼친다. 대부분의 회원이 앞이 보이지 않는 1급 시각장애인이지만 80cm 끈을 서로의 손에 묶고 함께 달려주는 도움이들 덕택에 2000년부터 각종 마라톤대회를 완주하며 희망을 전하고 있다. 우리은행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 2011년부터 레이스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엔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도우미로 나선다.

양종구·김동욱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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