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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개성공단 국제화 당분간 중단

입력 | 2013-10-18 03:00:00

靑 “北 3통약속 불이행, 영변 원자로 재가동 감안”… DMZ공원 추진도 보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까지 새 정부 대북사업의 두 축인 개성공단 국제화와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추진을 당분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개성공단 3통(통신·통행·통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상황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7일 “북한이 개성공단 3통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국제화는 추진할 수 없다”며 “기업 활동을 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는데 외국 기업에 개성공단에 참여하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열린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이탈리아 기업의 개성공단 참여를 제안한 적이 있다. 다음 달 서유럽 순방 때도 주요국에 개성공단 참여를 제안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선 추가로 외국에 개성공단 참여를 제안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31일로 예정됐던 남북한 개성공단 공동 투자설명회 계획도 이미 무산됐다.

청와대는 DMZ 세계평화공원도 북한의 핵무장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는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지지를 얻은 데다 유엔군 사령부와의 협의를 통해 DMZ 공원 로드맵 구상이 진행돼 왔고, 북한도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의 DMZ 공원 추진 제안 의사를 전달받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DMZ 공원 제안을 수용하면서 은근슬쩍 핵 문제를 넘어가려고 하는 생각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 핵 문제를 얼렁뚱땅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무산, 개성공단 3통 약속 불이행, 영변 원자로 재가동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최근 행보를 강하게 우려하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중국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 없이는 어떤 남북 사업도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며 “개성공단 국제화와 DMZ 공원이 무산되면 결국 손해 보는 건 북한”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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