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예측 실패로 수익률 ―21.5%… 경제성장률 전망도 실제와 큰 오차민간 연구소들보다 정확도 떨어져
최근 국제 금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2011년부터 금 보유를 늘려온 한국은행이 금 매입으로 21.5%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은 1조2000억 원에 육박한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한은의 금 매입 손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은은 김중수 총재가 취임한 후 1998년 이후 13년 만에 본격적인 금 매입에 나섰다. 2011년 40t의 금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30t, 올해 20t 등 최근 3년 동안에만 90t의 금을 사들이면서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0년 14.4t에서 현재 104.4t으로 7배 수준으로 늘었다.
한은의 금 매입 결정에는 김 총재의 의지가 담겼다. 손실 위험 때문에 역대 총재들이 금 매입을 꺼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사들이자 외환보유액의 다변화를 위해 금 매입을 추진한 것.
하지만 이날 국감에서는 글로벌 경제 흐름을 분석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이 장기적 금값도 예측하지 못하고 국고에 손실을 끼쳤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한은이 금값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평가손실을 냈다”며 “국제적 투자손실에 앞장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또 한은의 부정확한 경제전망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한은의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7%로 실제 성장률(2.0%)과 1.7%포인트 차가 나 국제통화기금(IMF)을 제외한 국내외 경제예측기관 가운데 가장 오차가 컸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민간소비 증가율 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전망치 역시 민간 기관보다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 의원은 “한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거시경제 전망인데 이렇게 신뢰도가 떨어지니 정부나 기업이 한은을 믿고 따라가도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