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토요판 커버스토리]폭탄주가 독주보다 부담 없을까?

입력 | 2013-10-19 03:00:00

술술 넘어가도 간에 해롭긴 마찬가지
취기 못느끼는 에너지폭탄은 더 위험




흔히 폭탄주 애호가들은 “독한 술을 순하게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폭탄주의 알코올 도수는 혼합하는 비율에 따라 대개 10∼20도. 대부분 양주의 알코올 도수는 40도, 맥주는 4.5도. 보통 양주 한 잔을 넣은 후 맥주를 채운 폭탄주 200mL 한 잔의 알코올 도수는 10∼20도가 된다. 하지만 양주 한 가지 주종으로만 마실 때보다 도수가 낮은 맥주 등에 섞어 마실 때 알코올의 흡수가 더욱 빨라 자연스럽게 취기도 빨리 온다. 센 술을 마시면 위점막 자극 때문에 오히려 알코올 흡수가 떨어진다.

폭탄주가 독주를 마실 때에 비해 식도 등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적다고 하더라도 간에 무리를 덜 주는 것은 아니다. 간 독성에는 차이가 없다.

즉, 간에 미치는 영향은 섭취한 알코올 양에 비례하기 때문에 폭탄주로 마시나 그냥 독한 술로 마시나 결과적으로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 양주 폭탄주 한 잔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 도수와 알코올 흡수 속도를 감안할 때 소주 반 병 정도를 쉬지 않고 먹는 것과 같다.

최근엔 에너지음료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에너지 폭탄주도 유행인데 에너지 폭탄주의 위험성은 카페인에 있다.

카페인은 뇌를 각성시킨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은 “에너지 폭탄주를 마시면 지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에너지 폭탄주를 많이 마셨을 경우 머리는 깨어 있지만 몸은 이미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본인이 취한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상황이다. 더구나 카페인은 혈압을 올리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혈관과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술은 몸 안의 수분을 배출하도록 해 탈수증상을 일으킨다. 에너지 드링크에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 역시 수분을 배출하는 작용을 하는 만큼 탈수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에너지 폭탄주를 마실 때에는 더 많은 수분 보충이 필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도움말=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 교수,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박사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