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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국기업 손잡고 개성 경제특구 개발”

입력 | 2013-10-19 03:00:00

‘개성 국제화’ 南 따돌리나




북한이 개성지역에서 외국 기업과 합작해 첨단기술을 특화한 경제특구를 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외국 기업 유치를 통한 개성공단 국제화’가 최근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주춤해진 상황에서 북한이 단독으로 해외 합작을 추진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발표의 진위와 구체적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남북 합의로 운영 중인 개성공단을 대체하려는 의도인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본보 10월 18일자 A2면 [단독]개성공단 국제화 당분간 중단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외국 기업들로 구성된 국제컨소시엄이 북한 유관기관들과 ‘개성첨단기술개발구’ 건설을 위해 합작하는 방안을 합의했으며 곧 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에는 싱가포르의 ‘주룡회사’와 ‘OKP 부동산회사’, 홍콩의 ‘P&T 건축 및 공정유한공사’ 등 동아시아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중동 기업도 참여한다”고 밝혔지만 개별 회사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또 개발구의 구체적인 형태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소개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런 조치는 남북관계의 개선과 무관하게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강산관광 재개 등 전반적인 남북협력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자 유치를 통해 경제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협조 등을 이유로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한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북한식 국제화’를 맞대응 카드로 꺼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국가경제개발총국을 국가경제개발위원회로 승격시켜 발표한 것은 경색된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더라도 다른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확대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개성첨단기술개발구가 ‘개성공단의 대체재’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으로선 한국이 개성에서 손을 떼더라도 이미 조성된 공장 용지와 수도 전기 등 인프라를 활용해 외국 기업을 가동할 수 있다고 계산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숭호·손영일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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