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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인천에 와서 근육자랑 하지마라”

입력 | 2013-10-22 03:00:00

체전 보디빌딩 7체급 중 3체급 석권
두꺼운 선수층 ‘보디빌딩 메카’ 확인




14번째 금메달 강경원 선수.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94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보디빌딩 종목에서 인천 출신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인천 선수들은 19, 20일 인천 연수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전국체전 보디빌딩 일반부대회 7개 체급 중 3개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강경원 선수(40)는 전국 최초로 14번째 금메달을 따는 진기록을 세웠다. 90kg 라이트헤비급인 강 선수는 1999∼2010년 전국 최다인 12연패를 한 뒤 2011년 은메달에 이어 2012년과 2013년 금메달을 다시 목에 걸었다.

강 선수와 같이 인천시설관리공단 소속인 박인정 선수(38)도 80kg 라이트미들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 선수는 2008년 아시아남자보디빌딩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2009년 미스터코리아에 오르기도 했다.

인천 대표팀으로 뛰다 충남 대표팀으로 스카우트된 이승철 선수(35)는 90kg 이상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에 4연패한 이 선수는 인천에서 선수 양성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승철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보디빌딩의 메카였던 인천은 아직도 보디빌더 선수층이 두꺼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보디빌더 김창남 전 인천보디빌딩협회 전무(70)는 20년 이상 협회를 이끌면서 유망주를 많이 키워냈다. 김 전무는 1988년 대우자동차 소속 보디빌더 실업팀의 창단 주역이기도 했다. 당시 유호길 이영석 최영섭 나인채 남기현 선수 등이 대우자동차 실업팀의 주축이었고, 이 팀에서 국가대표도 많이 배출됐다. 대우자동차 소속 김준호 선수(43)는 1997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보디빌딩선수권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김 전무는 “대우자동차 실업팀 덕분에 인천 대표팀이 1990년대 중반 전국체전 6연패를 했고, 2진 선수들을 다른 시도 대표로 파견할 정도로 막강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강경원 선수 등이 인천 보디빌더의 중년세대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이 10년 이상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보디빌더 선수 지망생들이 인천에 많이 몰려들고 있다. 이번에 금메달을 딴 3명의 선수는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헬스클럽을 인천에 두고 있다.

이승철 헬스클럽의 경우 주방장, 미용실 원장, 가구 배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4명이 선수로 뛰기 위해 열심히 근육을 다지고 있다. 선수 지망생 김철원 씨(28)는 “보디빌딩을 시작한 이후 술과 같이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아예 입에 대지 않는다”며 “한번 몸을 잘 만들면 평생 간다고 하니 거의 매일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