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FA컵 정상을 내줬지만 전북은 희망을 본다. 아시아클럽 정상을 내준 뒤 K리그 우승을 한 2011년처럼 전북은 재기를 노린다. 19일 포항과 FA컵 결승에서 답답한 듯 물을 마시고 있는 최강희 감독(왼쪽). 전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전북 현대는 주말 홈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승부차기로 져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로 연장까지 120분 내내 상대를 압도했기에 아쉬움은 더 짙었다. 잃은 게 너무 많았다. 준우승 상금 1억 원은 위안을 주지 못했다. 통산 4회이자 역대 최다 우승팀이란 영예와 함께 가장 먼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딸 수 있는 찬스를 놓쳤다.
허탈한 상황이지만 전북은 또 다른 기회를 바라보고 있다. 바로 K리그 클래식 정상이다. 순위 경쟁이 유독 치열한 올 시즌이지만 정상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껏 31경기를 통해 승점 56(16승8무7패)을 쌓아 선두권이다. 당초 27일 예정된 서울 원정이 서울의 챔스리그 결승 진출로 다음 달 20일로 미뤄졌다는 점도 호재다. 허탈감에 빠진 선수들이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다. 장소(전주월드컵경기장)는 같았지만 무대는 달랐다. 2011년 전북은 알 사드(카타르)에 승부차기로 무릎을 꿇어 챔스리그 우승컵을 내줬다. 역시 포항과 FA컵 결승전처럼 압도적인 경기 운영을 하고도 ‘11m 룰렛’인 승부차기에서 무너졌다. 그래도 전북은 그해 정규리그를 제패했다. 전북만의 탁월한 위기 극복 능력을 보여준 해였다.
남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