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성흔-이종욱-김현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홍성흔·이종욱·김현수 등 피로누적 불구
두꺼운 선수층 덕에 백업들이 상승세 주도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르면서 두산 야수들의 피로도는 상당한 수준으로 쌓였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3차례의 연장을 포함해 5차전까지 혈전을 치른 데다, LG와의 PO에선 적극적 베이스러닝과 폭넓은 수비를 펼치면서 체력소모가 컸다. 베테랑 홍성흔과 이종욱은 피로누적으로 근육경직(담)까지 겪고 있다. 간판타자 김현수도 이번 포스트시즌 동안 휴식을 위해 2차례나 결장했다.
주축선수들의 체력저하에도 불구하고 두산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낸 데는 두꺼운 선수층이 크게 한몫했다. 두산 황병일 수석코치는 “덜 아픈 선수가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눈에 ‘확’ 드러나는 특출한 선수는 없지만,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면서 전력누수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층이 두꺼운 만큼 상대 투수, 경기 상황에 따라 교체폭도 다양하다. 김진욱 감독은 적소에 대타, 대주자, 대수비를 활용해 효과를 봤다. PO 4차전에선 8회 추가점이 필요하자 ‘한방’이 있는 최준석과 오재일을 나란히 기용했는데, 최준석은 대타홈런, 오재일은 잠실구장 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3루타를 친 뒤 LG 중견수 박용택의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았다. 두산의 ‘화수분야구’가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