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탄 신사파출소 곽봉금 경감40대 승객 심장마비 실신하자 석달전 배운 심폐소생술로 살려내
곽 경감은 들고 있던 휴대전화도 떨어뜨리고 반사적으로 서 씨의 곁에 붙어 앉았다. 서 씨의 목을 뒤로 젖히고 입에 손을 넣어 고인 침을 닦아냈다. 서 씨는 한 번 몸을 크게 들썩이더니 그대로 잠잠해졌다. 얼굴이 창백했고 눈동자 움직임과 호흡이 멈췄다. 놀란 승객들이 “사람이 죽었다”며 웅성거렸다.
시민들이 신고했지만 급행열차는 다음 역인 동작역까지 4분가량 더 가야 했다. 잘못 손을 댔다간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몇 분이 흐른 뒤 서 씨가 온몸을 튕기듯 기침을 내뱉더니 눈을 번쩍 떴다. 주위에서 탄성과 박수 소리가 섞여 났다. 지하철이 동작역에 서자 신고를 받은 역무원이 뛰어왔고 곽 경감은 서 씨를 119 구급대에 인계해 달라고 부탁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일은 함께 있던 시민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칭찬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서 씨는 3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20일 신사파출소를 찾아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에서 7월 29일 전문 구급대원을 초빙해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 전원에게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교육을 한 지 3개월여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곽 경감은 “환자가 호흡이 멈춘 뒤 4분이 지나면 뇌사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데 마침 내가 그 자리에 있어 다행이었다”며 “경찰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