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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공화당 의원들 ‘사분오열’

입력 | 2013-10-22 03:00:00

“더이상 셧다운 없다” vs “내년초 다시 추진”




미국 연방정부 잠정 폐쇄(셧다운)와 국가부도(디폴트) 위기 극복을 위한 협상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사실상 백기 투항한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노선 대립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협상의 전면에 나섰던 공화당 중요 의원 4명은 20일 주요 방송사 시사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정개혁과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저지를 위한 민주당과의 추가 협상이 실패할 경우 추가 셧다운도 불사할 것인지 등을 놓고 4색(色) 공방을 벌였다.

초당적 합의를 진두지휘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더이상 셧다운은 없다”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2주 동안이나 유급휴가를 준 것은 보수의 정책이 아니다”라며 추가 셧다운도 불사하자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티파티 성향의 일부 강경파들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크루즈 의원은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나와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엉망과 같은 협상 타결이 이뤄진 것은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내년 초에 다시 셧다운을 추진하려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외곽에서는 티파티 지지 온라인 웹사이트 티파티닷넷(TeaParty.net)이 최종 협상안에 찬성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27명과 하원의원 87명을 ‘이름만 공화당원’이라는 의미의 ‘RINO(Republican In Name Only)’로 규정하고 ‘낙선 인사’ 명단에 포함시켰다. 강경파인 ‘티파티’ 계열과 온건파 간 당 안팎에서의 파워 게임이 여전한 셈이다.

그러나 당내 중론은 매코널 원내대표에게 유리한 형국이다. 이번 합의를 지지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매코널 원내대표의 손을 들었다.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나와 “오바마케어 반대투쟁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초점을 추가 징세 반대와 지출 삭감 쪽에 맞춰야 한다”며 “이민개혁법과 같은 긍정적 이슈에서 성과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안에 반대했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마저 매코널 원내대표의 재선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폭스뉴스에 나와 “매코널 원내대표는 당내 여러 다른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라며 “그의 재출마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이민법 개혁안으로 전장을 옮기면서 올해 6월 말 상원을 통과한 이민법 개혁안이 오바마 대통령의 기대대로 연내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은 상원이 통과시킨 포괄적 단일 법안 대신 국경수비 강화, 특별비자 프로그램 등을 분리시킨 법안을 마련해 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재정위기 사태의 경험에 비춰 보면 이번 셧다운 사태의 경제적 피해는 제한적이며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