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말부터 사상최다 17연승공격 함지훈 앞세워 평균 89점 1위… 수비도 정교해져 50점대 방어 3번27일 안방불패 SK와 맞붙어 관심
누가 모비스의 목에 방울을 달까. 프로농구 시즌 초반 모비스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챔피언 모비스는 19일 오리온스를 꺾고 역대 정규리그 최다인 17연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 시즌을 13연승으로 마감한 뒤 올 시즌에는 4전 전승으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100% 승률이다. 4경기에서 평균 점수차는 28점에 이른다. 지난주 KCC와의 경기에서는 역대 최다인 43점 차의 대승을 거뒀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사진)은 “우리는 외국인 선수를 비롯한 주전들의 변화가 거의 없다. 다른 팀들이 손발을 맞춰 나갈 때 전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대진운도 따랐을 뿐 아직은 모른다”고 겸손해했다.
모비스는 올 시즌 평균 득점(89점)이 10개 팀 중 가장 높고, 평균 실점(61점)은 가장 낮아 고효율 농구를 하고 있다. 평소 ‘짠물’로 불리는 모비스 수비는 올 시즌 3차례나 50점대 실점으로 염도를 더욱 높였다. 지난 시즌 중반 교체된 로드 벤슨이 ‘만수(萬手)’로 불리는 유 감독의 수비 포메이션에 일찌감치 적응을 마친 것도 컸다. 골밑 수비가 강해지면서 양동근을 축으로 한 외곽까지 위력을 더했다.
공격에서는 함지훈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함지훈은 미들슛 능력이 향상돼 팀 내 최다인 평균 18.5점을 기록하고 있다. 함지훈이 살아나면서 문태영과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 범위가 넓어져 모비스는 주전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팀 어시스트도 평균 20.5개로 1위다. 무리하게 슛을 난사하기보다는 철저하게 약속된 플레이를 강조하면서 팀 2점슛 성공률도 63.1%로 1위를 기록했다. 선수 4명이 평균 5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대목도 돋보인다.
모비스는 23일 안양에서 올 시즌 5전 전패에 빠져 있는 인삼공사와 맞붙는다. 27일에는 SK가 안방 경기 24연승 행진 중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방문 경기를 치른다. 21일 머리를 자르며 분위기를 새롭게 한 유 감독은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 패턴을 잘 차단하고 있어 만족스럽다. 앞으로 상위 팀을 상대로 승패를 떠나 대등하게 우리 플레이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