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세무조사… 패소율 상반기 42%“지하경제 양성화 목표 부풀려” 지적
국감 증인으로 나온 전두환-김우중 아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왼쪽)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선용 코랄리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야당 의원들이 역외탈세 의혹을 추궁하자 전 씨는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덕중 국세청장은 “올해 1∼8월 세수 실적은 129조6000억 원(연간 징수 목표액의 65.1%)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9000억 원 감소했다”며 “연말까지 세수부족분을 최소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2008년 이후 세수 진도율이 70% 미만이었던 적은 올해뿐”이라며 “이대로라면 10조 원 이상 세수 결손이 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세수 확보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정부는 5월 지하경제 양성화로 5년간 27조2000억 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2조7000억 원, 내년 5조5000억 원, 2015년에는 6조 원으로 매년 걷을 세수 목표액을 늘려 잡았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매년 목표액을 늘려 잡은 구체적 기준을 묻고, “장밋빛 구상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세무조사 부담이 중소기업에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50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부과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대기업은 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부자감세 철회 없이 공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조사인력을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세청의 편중 인사를 질타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국세청 2급 이상 공직자 중 대구경북 출신 비율이 2007년 17%에서 현재 41%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20여 년 전 특정 지역 출신 직원이 많았기 때문에 현재 간부 직원의 출신 지역 편중이 나타났다”며 “인위적으로 특정 지역을 중용하거나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