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前팀장 “체포영장 보고했더니 불허” vs 조영곤 지검장 “사적 식사자리… 정식보고 아냐”
검찰 前수사팀장-책임자 정면충돌 21일 서울고등검찰청과 산하 지방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인터넷 댓글 및 트위터 활동 사건과 관련한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실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왼쪽)과 책임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은 서로 다른 진술을 펴면서 정면충돌했다. 변영욱·김재명 기자 cut@donga.com
특히 국정원 심리전단이 5만5689건의 대선 관련 글을 트윗하거나 리트윗했다는 주장의 사실 여부에 따라서는 야당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 논란을 본격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폭발력이 크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대선 불복 심리가 검찰 내부의 파워게임과 맞물려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실무팀장으로 상부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는 이유로 17일 수사팀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21일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자택으로 찾아가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해 보고하자 (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수사를 계속하려면 내가 사표를 낸 뒤 하라’며 화를 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검찰 내부의 전현직 세력 간의 충돌에 의한 ‘또 다른 검란(檢亂)’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불과 수일 전 상황을 놓고 검찰 고위 간부들이 진실 공방을 벌이는 장면이 TV를 통해 중계되면서 ‘콩가루 검찰’ ‘조폭만도 못한 조직’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왔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가 운영의 큰 축인 검찰이 저급한 패거리 문화에 휩쓸려 조직 전체가 망가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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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두고두고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국정원 댓글 이슈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공정한 검찰 수사를 통해 하루빨리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투쟁 동력을 얻은 야당을 국정 운영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정도의 간접적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