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기 조합장에게 듣는다
한동안 많은 잡음과 함께 사업 진행이 불투명해 보이던 신반포1차 재건축사업이 좌초 위기를 딛고 8월 서초구로부터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얻어냈다.
이로써 사실상의 사업허가를 얻은 것.
서초구도 신속한 사업진행을 위해 최대한 돕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새롭게 탄생할 아파트는 아크로리버 파크.
대림산업에서 건설을 맡았고, 조망과 환경, 교육과 편의시설, 우아한 설계와 완벽한 마무리 등으로 주변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의 노른자’라 불리던 신반포1차 재건축이 주민들 간의 무상지분 갈등으로 10년 넘는 시간을 끌어왔고 수많은 법정소송과 다툼으로 당사자들조차도 이제 끝난 것이라 생각하던 사업이 다시 힘을 얻은 것은 한형기 조합장이 취임하면서부터.
한 조합장이 취임하기 전 신반포1차 재건축주택조합은 9년 동안의 조합 내분과 각종 소송 등으로 유명무실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한 조합장은 취임 후 불과 1년 반 만에 도시계획심의와 건축심의를 통과시키는 저력을 보이며 사업의 불씨를 되살렸다.
한 조합장의 열정적인 추진력은 조합원들에게 큰 신뢰감을 주었고 조합원들의 지지 속에 조합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신반포1차 재건축조합은 1994년에 추진위를 구성하고 2003년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오랜 시간이 증명해 주듯 조합 설립 때부터 각종 소송과 사업 중단 등 표류 위기가 많았다. 그 난맥상을 풀어낸 한 조합장이 말하는 해결책은 오로지 열정이었다.
한 조합장은 “수많은 송사와 난관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우리 조합원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였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조합이라는 튼튼한 울타리에서 힘을 모으니 못할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을 보면서 조합의 조력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한 조합장은 우선 조합원들의 결집을 독려해 조합 총회 출석률 99%를 달성하였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불가능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좋은 결과에 조합원들께 감사드릴 뿐”이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실제 국내 재건축, 재개발 조합의 경우 총회 한 번 개최하는 데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고, 총회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수십 명의 홍보요원(도우미)을 동원하지만 과반수 출석에 미달되어 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신반포1차 조합도 과거에 수천만 원의 비용을 지출하고도 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적이 있다. 하지만 한 조합장이 취임한 이후 총회책자 제작 및 발송, 속기사 등 절대비용 900만 원으로 총회를 개최하여 99%가 출석하는 기록을 세웠고, 현재까지 수차례의 총회가 모두 90% 이상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다.
“조합원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조합원들의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재건축을 반대하던 비대위를 와해시키고 동참하게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수시로 조합원 설명회를 개최하여 조합 운영과 재건축 추진 상황을 조합원들께 자세히 설명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 조합 운영에 반영하였다. 문자메세지와 우편 그리고 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재건축 전반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실시간으로 조합원들께 전달한 부분 등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 조합장의 설명이다.
한편 국내 재건축의 이주(이사)는 도시계획심의,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총회 및 인가를 받은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의 절차다. 조합원들의 염원과 사업비 절감과 준공 및 입주일 단축을 위해 한 조합장은 건축심의를 신청하기도 전인 2012년 7월에 이주 일정을 확정하고 그해 12월 1일부터 이주를 시작하여 금년 2월 28일까지 이주를 완료했다.
과감한 선이주로 200억 원 이상 비용을 절감하고, 준공 및 입주일을 1년 이상 단축시킨 것.
또 경쟁입찰을 통한 과감한 협력회사 교체로 용역비를 절반으로 낮춰 40억 원을 절감하고 업무효율을 극대화했다. 능력 있는 협력사를 선정하여 인허가 일정 단축과 명품 아파트의 위상에 걸맞은 최상의 설계안을 완성시킨 것이다.
한 조합장은 이 과정에서 재건축의 진행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고 설명회 등 조합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해 3월엔 서울시가 신반포1차 건축심의 무기한 보류 결정을 내리자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에 15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항의집회로 조합원들의 결집된 힘을 보여줬고, 서초재건축연합회와 강남 재건축조합들의 지원도 이끌어 냈다. 또 서울시의회 의장과 부시장 면담을 성사시켜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한 조합장은 “신반포1차를 강남의 대표 아파트, 강남의 랜드마크,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최고의 명품 아파트로 만들어 조합원들의 그간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고통에 보답하겠다”며 “명품 아파트에 걸맞은 친환경 자재 및 설비, 에너지효율 극대화를 위한 신재생에너지의 도입, 창의적인 외관과 특화된 조경 및 커뮤니티 시설, 첨단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커뮤니티 시설은 국내 어떤 단지보다도 다양하게 갖추고 마감 자재도 최고급 자재로만 엄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반포1차 아파트는 최고급 마감재, 최첨단 편의설비, 친환경 설비, 저에너지 설비 등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국내 최고의 명품 아파트가 될 것이다. 그동안 조합장 역할을 수행하며 사실상 물 건너간 사업으로 여겨지던 신반포1차 재건축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 큰 보람을 느낀다. 그간 사업이 지지부진해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 어렵게 합의한 통합 재건축이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격려해주고 지지해준 조합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언뜻 보기에 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해낸 한 조합장의 말이다.
▼ 서초구는… ▼
서울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이른바 강남 3구의 핵심인 서초구는 인구 약 43만7000명의 서울 남동부의 구. 면적은 47km²이고 구화는 장미, 구조는 비둘기다. (남쪽은 경기 성남시 및 과천시와 경계를 이루고 동쪽은 강남구, 서쪽은 관악구·동작구와 접하며 북쪽은 한강을 경계로 용산구와 마주 본다. 1963년 경기 시흥군 및 광주군에서 서울시로 편입된 이래 강남구의 관할에 있다가 1988년 1월 강남구에서 분구하여 서초구로 독립하였다.
1970년대 서울의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주택지로 개발된 지역으로, 특히 반포동 잠원동 서초동 일대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및 연립주택단지가 형성되어 계획적으로 개발된 새로운 도시 경관을 보여준다.
양재동 양곡도매시장과 남부터미널, 반포동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이 위치하여 서울시의 남부 관문 역할을 한다. 또 구 이름이 유래된 서초동 일대의 우면산 기슭에는 국내 최대의 종합예술공간인 예술의전당과 법원검찰청 등이 들어서 문화예술 및 행정의 중심지로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