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 33%… 439조7930억원 보유
한국거래소는 22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시가총액(1328조4017억 원) 가운데 외국인 보유액 비중은 33.11%(439조7930억 원)라고 밝혔다. 2007년 7월 25일(33.16%)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월 23일부터 이날까지 38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가운데는 단기 투자자도 적지 않아 이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한국 증시의 혼란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8월 말 31.8%에서 지난달 말에는 32.2%로 상승한 후 이달 17일 33%를 넘어섰다.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는 8월 초 47.56%였던 외국인 보유 비중이 49.30%로 커졌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외국인 비중도 44.43%에서 46.44%로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기초가 튼튼하고 수출 중심인 한국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예산안 협상은 임시로 합의된 수준이기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는 상당 기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동성 공급이 계속 이뤄짐에 따라 한국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 주가가 낮아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점도 한 요인이다.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은 8.7배로 세계 전체 증시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세계 증시 평균은 13.4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주가가 오른 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의 차익 실현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 부장은 “외국인의 순매수는 2, 3개월 이상 이어진 적이 없고 최근 주가가 올라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대외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로 주가가 오르는 것은 반갑지만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울 경우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이 연내에 주식 매입 자금을 집행해야 해 12월에 주식을 많이 사는데 이때 외국인이 주식을 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많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7월 이후 들어온 외국인 자금 중에는 미국계 자금의 비중이 높다”며 “미국 자금은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 투자를 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손효림·이원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