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창업자인 허브 켈러허 전 회장은 ‘유머감각을 가진 사람이 창의적이고 업무처리 능력도 뛰어나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직원을 뽑을 때도 후보자의 유머감각을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을 정도다. 이 회사의 유머 경영은 고객 서비스에서도 잘 드러난다. 고객이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전화를 걸었는데 만일 연결이 늦어지면 ‘담당자와 30초 이상 연결되지 못한 고객은 8번을 눌러주십시오. 그렇다고 빨리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분은 좋아질 겁니다’라는 음성안내를 듣게 된다. 고객이 음성안내를 듣고 웃는 동안 시간은 흐를 것이고 이후 전화가 연결되면 미소를 지으며 통화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방제회사인 세스코는 누리꾼들이 홈페이지에 아무리 짓궂고 엉뚱한 질문을 던져도 재치 있는 답변을 꼬박꼬박 달아줬다. 누리꾼들이 ‘바퀴벌레나 모기를 영양식으로 즐겨도 괜찮을까요’라고 물으면 고객게시판 담당자가 ‘바퀴와 모기는 고단백질로 영양가는 있으나 병원균이 많이 묻어 있으니 잘 처리하고 드셔야 합니다’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누리꾼들은 웃음을 주는 세스코에 대해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판매연구소 연구팀이 연기자 150명을 대상으로 웃음과 판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한 결과 판매원이 웃으면서 제품을 팔았을 때 목표량의 3∼10배를 팔았다. 무표정한 판매원은 목표량의 10∼30%를 팔았고 인상을 찌푸린 판매원은 전혀 팔지 못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판매원은 제품의 장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고객에게 이성적으로 접근하지만 고객은 판매원을 감성적으로 대하고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