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 ‘노 브레싱’
‘노 브레싱’에서 주인공 이종석(왼쪽)과 서인국의 주요 의상은 수영복이다. CJ E&M 제공
하지만 신세대 배우들의 등장에도 영화는 낡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No Breathing’을 ‘노 브리딩’이라고 하지 않고, 과거 ‘식민지 영어’ 발음대로 쓴 것처럼 말이다. 배우들의 감정 연기는 과장돼 있고, 에피소드는 아귀가 안 맞게 돌발적으로 일어난다. 1980, 90년대 최재성, 최민수가 등장했던 청춘 영화 스타일이 아닌가.
어릴 적 수영 유망주였던 우상(이종석)과 원일(서인국)은 고교에서 재회한다. 국가대표였던 우상은 폭행사건으로 자숙 중이고, 원일 역시 이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전학해 왔다. 원일은 수영선수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숨쉬지 않는 영법인 ‘노 브레싱’을 연마한다. 두 사람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또 원일을 돌봐주는 코치(박철민)의 딸 정은(유리)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한다.
한국 영화는 요즘 호황이다. 극장에 걸기만 하면 대박이 난다. ‘노 브레싱’은 이런 흐름에 편승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청춘스타를 기용한 엉성한 기획 영화가 모처럼 찾아온 한국 영화 르네상스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10대 관객의 기호에 맞췄다고 해도 품질의 문제는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 15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