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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 시내면세점 수급불균형 심각하다

입력 | 2013-10-24 03:00:00

관광객 - 매출 매년 급증하지만 시내 면세점 2곳 불과해 북새통
“2년내 2곳 더 추가해야 수요 해결”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앞. 중국인 관광객을 실은 전세버스가 수없이 드나들었다. 면세점 건물 증축 공사와 맞물려 교통 혼잡은 가중됐다. 면세점 측은 인근 공터에 주차장을 따로 마련했지만 전세버스가 주차장을 연결하는 도로 한 차로를 점령하는 바람에 오가는 차량이 서로 뒤엉켰다.

교통 통행에 불편이 커지자 면세점 주변 지역주민 50여 명이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전부터 교통 체증이 문제가 됐는데 증축공사로 더욱 심해졌다”며 “교통 혼잡과 주차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한 뒤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3841m² 규모인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추가로 2000m²를 증축하고 있다. 건물 증축이 마무리되더라도 주변 도로 여건 때문에 교통 혼잡은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늘려 중국인 관광객을 분산 유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쇼핑 인프라 부족

제주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011년 104만 명, 2012년 168만 명에서 올해는 이달 중순 이미 200만 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80%가량을 차지한 중국인이 제주 관광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면세점 수입도 덩달아 뛰었다. 신라면세점과 서귀포시 롯데제주호텔에 들어선 롯데면세점 등 2개 면세점의 매출은 2011년 2100억 원에서 지난해 3200억 원대로 껑충 올랐다. 올해는 4400억 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67%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편차가 심하다. 제주시내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이들 2개 면세점을 제외하고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쇼핑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행사와 계약을 한 단체관광객용 홍삼, 화장품 매장 등을 제외하고는 골목상권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쇼핑을 원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7∼9시간 제주에 머무는 크루즈 관광객은 중고가 상품을 살 수 있는 쇼핑장소가 마땅치 않아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 시내 면세점 추가?

제주대 관광과경영경제연구소가 최근 제주관광공사에 제출한 ‘제주 관광 육성을 위한 면세산업 발전연구’ 보고서에서 외국인 4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면세점 추가 개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고, 걸어서 이동 가능한 곳에 복수 면세점이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66%를 차지했다.

이 보고서는 외국인 관광객 2014년 228만 명, 2015년 280만 명 등을 예상해 제주지역 적정 시내면세점(보세판매장) 수를 추정한 결과 2014년 3.54개, 2015년 4.10개 등으로 나타나 현재 2개소에서 추가로 면세점 신규 허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제주대 강기춘 교수(경제학)는 “자연경관 위주의 관광지로서는 소비 파급효과가 미미해 쇼핑과 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면세점을 늘리면 전체 매출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지역상권과 상생, 고용창출 등 부가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