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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김장문화 다음엔 뭐가?… 유네스코 유산 물망에 오르는 국내 후보들

입력 | 2013-10-25 03:00:00

내년에 남한산성, 후년엔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유력”




남한산성

《 “그러면 다음에는 뭐가 등재되는 거지?” 23일 ‘김치와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나온 국내 반응은 대략 비슷했다. ‘반갑다, 기쁘다. 그런데 차기 등재 유산은 뭐냐’부터 ‘이런저런 등재 유산이 많던데 헷갈린다’는 반응까지. 마침 문화재청이 최근 이 문제를 다룬 문화재위원회의 세계유산분과 회의록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본다. 》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유산은 크게 세계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기록유산으로 나뉜다. 세계유산은 ‘세계유산협약이 규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으로서 특성에 따라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세분한다. 또 김치와 김장문화가 속한 무형문화유산은 전통 관습이나 지식 같은 무형적인 것, 기록유산은 6월에 등재된 난중일기나 새마을운동 기록물과 같은 기록문화를 지칭한다. 현재 한국은 세계유산 10건, 무형문화유산은 김치가 오를 경우 16건, 기록유산은 11건이 등재돼 있다.

현재 차기 등재에 가장 근접해 있는 한국의 유산은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 부문의 ‘남한산성’이다. 지난달 유네스코 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의 현지 실사까지 마쳤고, 내년 6월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제3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금까지는 등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음 유력 후보는 역시 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다. 지난달 등재신청서 초안을 제출했으며, 검토 결과를 통보받아 내년 1월 수정 신청서를 낸다. 일정상 2015년 6월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예나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사무관은 “유적지구에 포함된 공산성이 훼손돼 문제가 됐으나 문화재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이하게 세계유산에는 잠정목록이라는 게 있다. 등재를 희망하는 회원국들이 작성한 유산목록이다. 공식 절차를 거쳐 이 목록에 올려놓아야 등재 신청이 가능하다. 백제역사유적지구도 원래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와 익산역사유적지구로 각각 잠정목록에 올라 있었는데, 회의를 거쳐 통합 신청하기로 했다.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에는 15개가 올라 있다.

잠정목록의 한국 유산 가운데 남한산성과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제외하면 가장 추진 속도가 빠른 것은 ‘서원’과 ‘한양도성’이다. 지난해 4월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 발족해 대표 서원 9개를 뽑았다. 이르면 내년에 신청서 초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양도성은 내년 6월까지 등재신청서 작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잠정목록 진입을 노리는 문화유산도 있다. ‘김해·함안 가야고분군’과 ‘한국의 전통 산사’다. 전통 산사에는 △선암사 △대흥사 △법주사 △마곡사 △통도사 △봉정사 △부석사가 ‘한국 산지 가람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찰’로 꼽혔다.

김치와 김장문화 이후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는 다음 타자는 ‘줄다리기’와 ‘풍물놀이’다. 내년 3월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인 줄다리기는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와 공동 등재를 노리고 있다. 한국은 2010년 ‘매 사냥술’을 사우디아라비아 벨기에 스페인 모로코 체코와 공동 등재한 경험이 있다. 풍물놀이는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기록유산은 아직 뚜렷한 등재 추진 대상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 대상을 공모하고 있으며, 다음 달 최종 결정한다. ‘조선통신사 기록물’과 ‘KBS 영상기록물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현재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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