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입제도 확정]
입시 판도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수능도, 내신도 달라지는 부분은 적지 않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입시를 전형별로 살펴본다.
○ 원점으로 돌아간 수능
2017학년도 수능은 2013학년도 이전 수능과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다만 고교 교과목 개편에 따라 수학 ‘가’형과 ‘나’형의 출제 과목이 조금 달라질 뿐이다. 탐구영역은 선택 분야에 따라 2과목을 골라 응시하면 된다. 직업탐구에서 ‘컴퓨터와 일반’과 ‘정보기술과 활용’ 교과목이 추가돼 선택과목이 12개로 늘어난 것도 차이점이다.
수시모집에 적용하는 최저학력기준은 완화 수준으로 끝났다. 교육부는 8월 시안 발표 당시 수시모집이 다 끝난 뒤 수능 성적표를 보내서 아예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할 수 없도록 원천봉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이렇게 하면 수시모집에 논술 등의 영향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저학력기준을 등급으로 설정하는 식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17학년도 입시에서도 수능은 모든 전형요소를 통틀어 가장 비중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당장 2015학년도부터 대학들이 수시에서 대학별 고사 비중을 줄이면서 정시 비율을 늘릴 수 있으므로 수능 대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서 동일 학과 내 분할모집은 전면 금지된다. 2015∼2016학년도에는 모집정원 200명 이상인 학과 또는 학부에 한해 2개 군으로 분할모집이 된다.
국사 교육 강화 여론에서 비롯된 수능 한국사 필수화는 학습 부담이 늘어나고 과목 간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철됐다. 다만 반대 여론을 의식해 절충안을 찾았다. 상대평가가 원칙인 수능에서 예외적으로 한국사만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했다. 상대평가는 수험생이 한정된 등급을 차지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확정된 내용은 9등급 절대평가라는 점뿐이다. 등급별 점수 커트라인이나 각 대학이 등급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에 출제경향과 문제유형을 정해 몇 차례 모의평가를 하면서 세부 사항을 결정할 방침이다.
대학은 수시모집에서는 한국사를 등급만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정시모집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교육부는 등급을 점수로 환산하는 대학도 있고 일부 등급 이상을 최저학력기준과 비슷하게 지원 조건으로 삼는 대학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상위권 대학들은 합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정도로 한국사 반영 비중 및 영향력을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가 대학에 한국사 비중을 높이라고 강제한다면 수험생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여전히 안갯속인 내신
하지만 이를 입시에 적용하는 시기는 2018학년도 이후로 미뤘다. 교육부는 당초 8월 시안에서 성취평가제 도입 유보 시점을 2019학년도까지로 했다가 최종안에서는 1년 단축했다.
박춘란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도입 유보 시기가 너무 길어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교사들의 지적이 많았다. 2018학년도까지 지켜보면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예 기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고교의 학교생활기록부 서술식 기재 항목은 당장 내년부터 축소된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4개 영역은 기존에 2000자에서 500자 또는 1000자로, 교과학습발달상황은 기존에 과목별 2000자에서 500자로 한정된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도 2600자에서 1000자로 대폭 줄어든다. 그 대신 진로지도 항목이 새로 생겨서 지원 동기를 200자 정도 기록해야 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