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비 4억 빼돌리다 발각돼 해고“임금 못받았다” 소송-협박… 영장
강모 씨(40)는 2007년 서울 서초구의 한 고급식당에서 일하게 됐다. 하지만 1년여 동안 성실히 근무해 사장의 신뢰를 얻은 강 씨는 딴 맘을 품기 시작했다. 손님들에게 “현금으로 내면 할인해주겠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했다. 손님들이 식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처럼 카드결제 단말기를 조작해 허위 승인명세서를 발급해 장부를 조작했다. 총지배인인 강 씨가 2008년 4월부터 올해 초까지 5년간 2100여 차례에 걸쳐 빼돌린 돈이 3억9500만 원에 달했다.
강 씨의 범행은 매번 식당의 실제 매출이 장부에 기재된 것과 다른 점을 수상하게 여긴 사장 A 씨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강 씨가 주로 소액을 빼돌려 수년 동안 티가 안 났던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강 씨는 빼돌린 돈을 주식에 투자하거나 고급 승용차를 사는 등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범행이 드러나 해고되고 고소까지 당한 강 씨는 오히려 사장 A 씨에게 “고소를 취소해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겁한 방법을 쓰겠다”는 등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또 식당 사장에게서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냈다. 사장 A 씨의 예금채권 등에 대해 재산 가압류 신청도 했다. 강 씨는 “내가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음식점 식비를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4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