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워싱턴 스쿨’ ‘차이나 스쿨’ ‘저팬 스쿨’에 편입되면 탄탄대로를 달릴 확률이 높아진다. 비슷한 보직경로를 밟아 주요 공관장이 되거나 요직에 있는 선배 외교관들이 끌어주기 때문이다. 서로의 집 젓가락 숫자까지 훤히 꿸 정도로 동고동락한 외교관들 간의 ‘패밀리 의식’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에 학연까지 더해지면 ‘쓰나미’에도 끊어지지 않을 초특급 동아줄을 갖는 셈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부 내 서울고 인맥은 고대교우회, 해병대전우회, 호남향우회가 울고 갈 정도로 끈끈했다. 유명환 장관, 신각수 차관, 이규형 주중 대사, 김영선 대변인(현 인도네시아 대사),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현 주미대사관 정무공사)이 요직을 차지하면서 외교부에서는 ‘서울랜드’란 말이 회자(膾炙)됐다. 현 정부는 경기고 판이다. 윤병세 장관, 김규현 차관, 안호영 주미 대사, 오준 주유엔 대사,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고교 동문이다. 물론 실력도 없이 연줄만으로 지금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뜻은 아니다.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