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동 아이들/박현숙 글·마수민 그림/202쪽·1만3000원·국민서관
국민서관 제공
이 책은 이 아미동에 터를 정한 피란민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영천에서 피란 온 순동이, 충청도에서 피란 온 동수가 이웃해 삽니다. 그리고 또 한 명, 말이 없는 수도집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순동이는 그 아이를 어디선가 본 듯하고, 동수는 그 아이가 마냥 좋기만 합니다. 말 붙여 보고 싶지만 마음뿐인 동수의 모습은 어느 시대나 볼 수 있는 사춘기 아이 그대로입니다.
수도집 여자아이는 사실, 일본인입니다. 할아버지와 부산에서 둘이 살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미동 묘지에 묻었는데 8·15 광복이 찾아왔습니다. 그 유골을 모셔 가려다가 일본 귀국 길을 놓쳐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묘지 위에 집이 서 버리고, 점점 더 유골을 찾을 길이 막막해져버렸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그 사실의 전달보다 아이들의 마음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읽는 이가 편안합니다. 여기 나오는 아이들, 지금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느 시대나 아이들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