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의 유혹, 배임과 횡령의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인과 기업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들이다. 감옥을 몇 차례 들락거린 사람 얘기를 들어 보면 맨 처음 갈 때는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는 바람에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옥살이를 체험하다 보면 다시는 감옥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한단다. 그래서인지 제일 겁이 날 때는 두 번째 구속될 때. 옥살이의 괴로움을 뼈저리게 깨닫는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골이 나서인지 두 번째보다는 덜 불안하다는 체험담이다.
▷역대 국세청장 19명 가운데 8명이 금품 비리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대한민국에서 기관장이 가장 많이 감옥 가는 데가 농협중앙회와 국세청”이라고 했는데 빈말이 아닌 듯하다. 검찰총장 국정원장 경찰청장과 함께 4대 권력기관장에 꼽히는 국세청장이 자주 감옥을 들락거리는 것은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징세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치부의 수단으로 착각한 탓이 아닐까.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