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중간첩…국정원은 알면서 날 이용했다”
2008년 9월 10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 때의 여간첩 원정화.
구속 당시 원 씨는 ‘한국판 마타하리’로 불리며 화제를 뿌렸다. 성(性)을 도구로 경찰과 군인을 포섭해 정보를 빼낸 뒤 이를 북한으로 보낸 사실이 수사과정에서 확인됐기 때문. 국내에 잠입한 이후 대북 무역사업을 하면서 스스로 활동자금을 조달한 새로운 형태의 간첩이란 점도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원 씨는 인터뷰에서 ‘마타하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성을 도구로 정보 수집을 한 사실이 없다. 내가 진정 사랑한 사람은 군부대 안보강연을 하면서 만난 A씨 딱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A씨는 원 씨의 간첩활동을 도운 혐의 등으로 원 씨와 함께 구속된 바 있다.
북한과 중국에서의 행적 등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은 많은 얘기를 털어놨다. 원 씨는 “북한에서 특수교육을 받은 뒤 중국에 파견되어 마약 등을 판매하면서 활동자금을 조달했다. 중국에서 북한의 범죄 수배자, 한국인, 재일교포 등을 납치해 북한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 언론 등을 도와 북한 관련 정부를 수집하고 탈북자를 포섭하는 사람들을 납치해 북송시켰는데 그 중 7명이 한국인이다. 내가 북송시킨 사람들의 생사 확인이 안 된다는 사실을 수사과정에서 듣고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원 씨는 이석기 사건 등 종북세력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북한을 따르고 추종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북한은 모든 것이 억지로 만들어지는 곳이다. 찬양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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